뉴트로 열풍을 타고 부활한 '진로이즈백'은 편의점 등에서 공급 부족으로 주문을 못하는 사태를 빚을 정도로 출시 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하늘색병으로 재탄생한 진로이즈백의 인기는 주류업계의 소주병 회수 갈등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 됐다.
현재 소주병은 10여개의 소주업체가 공용병 제도를 도입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가 절감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2009년 당시 가장 많이 팔리던 360mL짜리 '참이슬' 녹색병으로 디자인을 통일해 소주업계가 함께 사용하기로 동맹을 맺었다.
새로 만들면 병당 150원 가량이 들지만 세척해 재활용하면 병당 50원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깨지거나 기름오염, 담배꽁초 들어간 병 등은 파쇄처리되며, 합격받은 빈병은 세척, 살균 등 꼼꼼한 재활용 공정을 거쳐 숙련된 검사자들의 검사 후 출고한다.
그동안 소주업계는 대부분 디자인과 크기가 같아 제조사들은 어느 브랜드라도 공병 재활용 과정에 있어 크게 곤란한 일이 없었다. 하지만 하늘색병인 진로이즈백이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빈병 회수에 갈등이 나타났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말 수거한 진로이즈백 빈병 350만개를 공장에 쌓아두고 돌려 주지 않아 하이트진로와 갈등을 빚었다. 쏟아져 들어오는 진로이즈백 선별에 추가인력이 필요해 빈병 관리에 더 많은 수고가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빈병을 돌려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도 규격이 다른 롯데주류의 '청하' 빈병이 자사 공장으로 들어오면 10.5원의 비용을 받고 롯데주류에 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무학, 금복주도 규격병이 아닌 병으로 판매된다. 다만 이들 제품의 빈병은 수량이 많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학은 지난해 10월 뉴트로 버전인 ‘청춘소주'를 출시하며 하늘색병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금복주도 '소주왕 금복주'란 별칭으로 지난해말 하늘색병의 뉴트로 제품을 내놓았다. 이후 출시 한달 만에 210만병이 판매되며 젊은 층에서 '인싸술'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원가 절감과 빈병 재활용을 위해 공용병 제도가 10년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공용병이 아닌 새로운 디자인의 소주 제품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업계의 변화로,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추세다.
환경부는 비표준 소주병 회수 비용이 업계 문제로 제기되면서 조만간 추가로 발생하는 회수비용을 객관적으로 산출해, 업계의 갈등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