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단순 홍보 목적이 아닌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젊은 소비자들을 채널의 구독자로 끌어들이며, 자연스레 브랜드의 친밀도 또한 높인다는 목적이다.
특히 소비의 주체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의 경우 글보다 사진이나 영상 등에 더욱 익숙하다. 이처럼 쉽게 개설해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유통업계가 유튜브 마케팅을 줄줄이 선보이는 이유다.
MZ세대의 이용률이 높은 편의점 업계 역시 유튜브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 중 GS25와 CU가 나란히 '실버버튼 언박싱' 영상을 게시하며 업계 1, 2위의 위엄을 드러냈다.
실버버튼이란 유튜브 미국 본사에서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한 채널에게 수여하는 기념 증서의 의미로, GS25와 CU는 각각 3월 19일, 20일에 실버버튼을 수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수는 곧 마케팅의 성공을 의미한다. 특히 홍보성이 짙은 유통업계의 채널은 까다로운 MZ세대의 눈에 들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1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을까?
GS25, B급 감성 버무린 콘텐츠가 '신의 한 수'
펭수・김민아 등 인기 요소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GS25는 브랜드와 동일한 채널명을 가진 'GS25'를 운영하고 있다. 4월 9일 기준 이들의 구독자 수는 13만 7000명, 다른 유튜버들과 비교해 봐도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이들의 채널은 얼핏 봐서는 평범해 보인다. 새로 나온 제품들을 리뷰하거나 각종 캠페인 영상을 올리기도 하는 식이다.
이때 눈에 띄는 것은 GS25 자체 애니메이션 '삼김이와 친구들'이다. 생명이 담긴 삼각김밥 '삼김이'라는 콘셉트로 이들의 이야기를 펼치는 GS25 채널은 성공요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캐릭터 마케팅'마저 놓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기본적인 홍보 영상에 'B급 감성'을 적절히 섞은 것이 해당 채널의 인기 요소인 것으로 풀이된다. 딱딱하고 노골적인 홍보보다는 유머와 센스를 섞은 영상을 게시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입담이 좋은 MC와 함께 토크쇼 형식으로 '신상25'나 '행사25' 등을 진행하며 광고가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느껴질 수 있게끔 했다.
더불어 펭수나 시나고, 김민아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과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촬영한 것도 해당 채널의 매력 포인트라는 평가다. 이밖에 이벤트 소식 등을 소개하며 일일이 찾아보기 귀찮은 이들을 편리하게 만든 것이 이들의 인기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CU, 공감대 형성부터 웹드라마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시선 끌어
CU가 운영하는 '씨유튜브'는 본래 2012년 임직원・가맹점주 및 근무자들에게 점포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2019년 9월에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웹예능과 웹드라마 등으로 장르를 넓히고, 신상품 소개・이벤트 안내 등 10여 가지 주제로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
이처럼 씨유튜브의 흥행 비결은 다양한 콘텐츠에 있다. 고객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씨유튜브의 4월 9일 구독자 수는 13만 5000명으로, GS25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면서도 퀄리티 또한 놓치지 않았다. ▲개그우먼 장도연이 편의점 점주가 되는 웹 예능 '도연이네 편의점' ▲실제 편의점 근무자가 상품을 추천하는 '씨알템(씨유 알바생 추천템)' ▲MD가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하고 평가받는 '극한고객만족' 등 확고한 콘셉트를 선보이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인기를 끄는 것은 단연 구독자 수 10만 명 돌파를 기념해 제작된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다. 편의점 업계 중 최초로 선보인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는 2030세대 청춘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누적 조회수 약 60만 회를 기록했다.
CU의 이러한 선택은 MZ세대의 트렌드를 간파했다는 평가다.
한편 유튜브와 네이버TV, 넷플릭스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방영 중인 웹드라마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TV보다는 유튜브 이용이 자연스러우며, 시간이 빌 때나 이동하는 중간에 볼 수 있는 짧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하기 때문에 웹드라마를 선호한다. 실제로 리서치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6세~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TV보다 웹드라마를 시청한다는 응답은 10대에서 56.4%, 20대에서 55.0%를 기록했다. 30대 39.4%, 40대 21.8%, 50대 13.4%, 60대 17.6% 등 타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