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MZ세대'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태어난 후 자아가 형성될 시기부터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게 지낸 세대인 만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더불어 최신 트렌드와 남다른 이색 경험을 추구하곤 한다.
정보를 얻는 방법 역시 남다르다. 기존 세대가 포털 사이트 등의 검색을 통해 찾고자 하는 정보를 얻었다면, 이들은 주로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곤 한다. 더불어 그 과정에 있어서도 재미를 추구하곤 한다.
이러한 MZ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잡자 유통업계 역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TV광고 등에만 마케팅을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홍보 플랫폼을 유튜브로 선정하고, 이들의 시선을 이끌 만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빙그레TV
자사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빙그레우스' 캐릭터를 선보이며 남다른 마케팅 방식을 선보였던 빙그레는 유튜브에서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식품 기업 유튜브 채널 중 독보적인 질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빙그레는 눈치 빠르게 MZ세대의 트렌드를 파악하곤 한다. 가장 최근 올라온 영상은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버 '드럼좌'와의 컬래버레이션 영상이다. 유산슬의 '슈퍼콘송' 4가지 버전을 드럼 버전으로 커버한 해당 영상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뿐만이 아니다. 빙그레TV의 재생목록은 다채롭다. 빙그레 제품의 제조 과정을 보여 주는 '초홀릭공장'부터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법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궁금한 이야기B', 유튜버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빙그레X유튜버'도 한 켠에 자리한다.
이밖에 빙그레 제품을 더웃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레EAT한 레시피'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빙그레로 잇다'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 활발한 소통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빙그레 콘텐츠는 '감'이 좋다. 특히 초홀릭공장 영상은 본래 취지인 '제품 신뢰도 상승'의 기회는 물론 '이 제품도 빙그레 거였냐'는 예상치 못한 제품 홍보,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것으로 만족을 느끼는 최근 영상의 소비 트렌드도 잡았다.
물론 MZ세대들의 반응도 뜨겁다. 구독자 수는 약 6만 3000명으로 독보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영상을 게시하는 족족 조회수는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실제로 투게더 조제 과정은 148만 회를 달성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줄줄이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냠다른TV by lottedutyfree
롯데면세점은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택했다. 국내 MCN기업 'DIA TV'와 손잡은 롯데면세점은 2019년부터 '냠다른 TV'로 채널명을 바꾸고, 인플루언서들과의 쇼핑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선보였던 '의리냠'은 최근 시즌 3까지 공개하며 성행을 이어갔다. 씬님과 소근커플 등 유명 인플루언서와 진행한 해당 콘텐츠는 VLOG와 게임,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았다.
이밖에 롯데면세점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엑소 등 한류스타와의 콘텐츠도 한 차례 인기를 끈 바 있다.
또한 롯데면세점의 모델이자 국내 뷰티 인플루언서 중 단연 대세의 길을 걷고 있는 '포니'와도 메이크업 하울과 언박싱 등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진행하며 조희수 수만 회를 기록한 것은 물론, 구독자 수 역시 60만 명을 코앞에 두고 질주 중이다.
맥주클라쓰 BeerKlass
롯데주류는 소비자들의 공감과 소통을 주 무기로 삼았다. 롯데주류의 '맥주클라쓰' 채널은 맥주를 마시며 함께 보기 좋은 콘텐츠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때 등장한 것이 공감 코드를 담은 웹 예능 '괜찮아 다 그래' 시리즈다. 직장인 힐링 토크 예능을 자처한 해당 콘텐츠는 실제 직장인 출연자들이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직장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콘텐츠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해당 콘텐츠는 최근 시즌 3까지 방영되고 있으며, 2019년 8월에 공개됐던 괜찮아 다 그래 시즌1은 회마다 약 10만 회 가량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더불어 ▲맥주를 소재로 한 웹드라마 '괜찮아 안죽어' ▲맥주에 대한 상식을 담은 '맥과사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맥쏭달쏭'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뷰티포인트 Beauty Point
아모레퍼시픽의 유튜브 채널 '뷰티포인트'는 단 8개의 영상만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제품을 홍보하기는 커녕 자사 제품을 부수고, 바르며 청각을 곤두세우는 'ASMR' 영상을 무기로 삼았다.
부수는 방법도 창의적이다. 비누로 컬링을 하거나 립스틱을 처참하게 부수는가 하면 마스카라 솔을 자르고, 아이섀도우를 과녁 삼아 다트를 던지기도 한다. 이밖에도 섀도우를 한 데 모아 밀대로 밀거나 거품을 얼리고, 심지어는 인기 유튜버의 상징인 '실버버튼'에 화장품을 바르는 등의 행동도 일삼는다.
하지만 기가 막히게도 그 소리들은 하나같이 기분 좋은 자극을 준다. 더불어 뛰어난 영상미는 '대기업의 자본'을 여실히 느끼게 해 줘 시청각 모두를 자극한다.
댓글 반응 역시 뜨겁다. 연출을 칭찬하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인기 있는 유튜버라면 하나씩 댓글창을 장식하는 '주접 댓글'도 이어진다. 심지어 짧은 영상 길이에 아쉬움을 느끼는 시청자들을 위해 게시됐던 영상을 한 데 묶은 1시간짜리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10분 내외의 짧은 '숏폼 컨텐츠'를 선호하는 MZ세대에게 있어 이는 이례적인 반응이었으며, 이 1시간짜리 영상은 조회수 76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유통업계가 유튜브 콘텐츠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기존과 달라졌기 때문이라 풀이된다.
MZ세대의 경우 TV보다 유튜브의 이용이 자연스럽다. 어릴 적부터 디지털 기기와 밀접하게 자라 온 이들은 TV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한참 찾는 것보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는 유튜브를 즐겨찾았다.
이들의 유튜브 사랑은 실제 수치로도 나타났다. 과학기술정통부의 '2019 인터넷이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81.2%는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유튜브 이용률은 47.8%로 범접할 수 없는 수치를 기록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