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 역시 길어졌다. 집에 콕 박혀 있는 것만을 좋아하는 일명 '집순이·집돌이'들에게도 자발적인 '집콕'이 아닌 이상, 집 안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지칠 수밖에 없다.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고 연일 보도되는 관련 뉴스로 인해 불안함과 스트레스가 쌓이자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와 '우울'을 상징하는 '블루'가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겨나는 추세다.
전 세계의 언론들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소개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빌어 코로나 상황 속에서의 스트레서 제어 방법을 소개한 것에 따르면 정해진 일과를 반복하고,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라는 등의 조언이 내려졌다.
하지만 조금 더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면 강렬한 드럼 연주를 선보이는 이들의 영상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Boogie Drum 부기드럼
부기드럼은 저 세상 드럼 실력의 원조격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유튜버다. 긴 장발을 휘날리며 온 몸의 힘을 실어 드럼을 치는 그의 모습은 강렬한 메탈이나 메탈 등을 배경으로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로로'나 인간극장의 '엔딩 테마' 등 다양한 노래 등에 드럼 연주를 선보인다.
이마트의 테마곡 등 잔잔한 곡과 발랄한 곡 등에 메탈과 락 스타일로 드럼을 '후려치는' 그의 모습은 한 번만 보더라도 잊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마치 드럼이 곡을 잡아먹는 듯 압도하는 콘텐츠가 눈에 띈다.
구독자들의 댓글을 보는 것도 부기드럼의 영상을 보는 재미 요소 중 하나다. 대개 한두 글자 비트는 식의 유머를 보여 주는 그들의 댓글은 유쾌한 재미를 선사하곤 한다. 예를 들어 인간극장의 엔딩 테마곡을 커버한 영상에는 '인간끝장'이라는 댓글이, KBS 9시 뉴스 테마곡 커버에는 'K(개)B(박)S(살)' 등의 댓글이 달리며 웃음을 선사한다.
드럼 실력에 '후드려 맞았다'는 식의 댓글은 부기드럼의 영상에서만 볼 수 있는 킬링 포인트. 특히 에듀윌의 '합격송'을 커버한 영상에는 "에듀윌의 광고 모델분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만한 화해 바란다"거나, 심지어는 에듀윌 공식 계정이 직접 찾아와 "하도 두드려 맞아서 이제 정신차리고 찾아왔다"며 댓글 보는 재미까지 더하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유쾌한 영상을 촬영하는 그에게도 반전 매력이 있다. 국내의 전설적 헤비메탈&얼터너티브 록 밴드 '시나위'의 드러머로 활동 중인 것이다. 이처럼 멋들어진 드럼 실력은 '정상적인' 커버 영상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이때만큼은 웃음기를 모두 뺴고 보는 사람마저 진지해지는 연주를 선보이곤 한다. 거리가 멀어 보이는 '연주자'보다는 한 명의 드러머로서 대중들에게 가까이 접근하고 싶었다는 그의 다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어폰 착용 후 감상을 권장합니다', 그의 콘텐츠에서 항상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스피커로 재생할 경우에는 깜짝 놀라게 할 만큼 강렬한 연주 실력을 선보일 것이라는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의 파워풀한 드럼 실력에 부기드럼 영상의 카메라 앵글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없다. 이렇듯 강렬한 그의 드럼 연주와 함께라면 스트레스 역시 '박살' 날 수 있지 않을까.
드럼좌 - Victor the Drum Destroyer
사실 드럼이라는 악기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에 비해 우리의 삶에서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낯선 악기를 주제로 하는 채널임에도 불구, 채널 개설 1주일 만에 구독자 수 25만 명을 돌파한 유튜버도 있다. 자신을 '드럼의 본좌'라 소개하는 만큼 강렬한 드럼 연주를 선보이곤 한다.
부기드럼이 애니메이션이나 브랜드의 유명 테마곡들을 주제로 한 커버곡을 선보인다면 드럼좌는 해외 락 밴드와 아티스트, 혹은 아이돌의 곡을 주로 커버하며 한층 신나는 노래를 만들어 준다. 왜 아이돌 곡일까, 여기에는 웃기지만 슬픈 비화가 존재한다.
드럼좌는 무려 8년 동안의 긴 연습생 생활을 견딘 아이돌 출신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에는 밴드 아이돌 'About U (어바우츄)'로 데뷔하기도 했다. 하지만 8년 동안의 연습생 생활은 피땀 흘린 시간이 무색하게도 무대에 오른 지 3주 만에 끝났다. 열정적인 드럼 연주 후 금이 간 드럼스틱, 퍼포먼스 차원에서 부러트린 드럼스틱이 그를 공중파 방송에서 퇴출하게끔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그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가 됐다. 유튜버로 노선을 튼 후에는 구독자 수 추이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성공을 거두고 있는 덕분이다. 8일 만에 구독자 5만 명을 기록하더니, 1주일이 지난 지금은 구독자 수 25만 명 돌파를 이루기도 했다.
그의 놀라운 구독자 수 추이는 영상 몇 개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구독자 1만 달성 기념 영상을 찍었는데 편집이 끝나고 보니 4만 명을 찍고 있었다"는 댓글이 달린 영상의 제목은 "구독자가 9만 명인데 1만 명 감사 인사를 하는 유튜버가 있다?!"이다. 영상을 업로드하고 제목을 입력하는 사이 무려 5만 명이 증가한 것이다.
이렇듯 8년 동안의 연습생 생활이 적절하게 먹힌 것인지, 보는 사람의 스트레스 마저도 분지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자신이 드럼의 본좌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은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멋들어지게 어울린다. 이국적인 외모, 흔히 '얼굴 값 하는' 외모와는 달리 하는 거침없는 행동과 입담, 퍼포먼스까지 파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이러한 매력이 유튜브 채널을 닫더라도 한동안 계속 생각나게 만들게끔 하는 것이라 풀이된다.
드럼스틱을 부쉈으니 파격적인 드럼 실력은 말하지 않아도 알 만하다. 오랜 집콕 생활이 지친다면, 강렬한 드럼 비트로 스트레스를 날려 보는 것도 좋겠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