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티켓 거래 사고에도 '나몰라라' 하던 '스텁허브 코리아'...공정위가 나선다
중고티켓 거래 사고에도 '나몰라라' 하던 '스텁허브 코리아'...공정위가 나선다
  • 이예리
  • 승인 2020.05.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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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공연과 스포츠경기 등의 티켓 양도를 중개하는 '스텁허브 코리아'가 소비장에게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약관을 운영해 오다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의 권익 역시 보장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스텁허브 코리아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5월 12일 밝혔다. 공정위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약관 조항은 ▲배송 관련 사업자 면책 조항 ▲구매자의 동의 없는 주문 취소 조항 ▲계약 취소권 및 해제권 배제 조항 ▲부당한 재판 관할 조항 등이 해당된다. 

양도 중개 플랫폼 스텁허브 코리아의 이용약관 민원이 빗발치며 공정위가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공연 및 스포츠 관람 등 여가를 즐기려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티켓 예매뿐만 아니라 예매된 티켓을 재판매하는 중고티켓 거래 역시 활성화됐다. 

이에 따라 양도 중개 플랫폼 스텁허브 코리아의 이용약관 민원도 잇달아 발생했다. 양도 중개란 판매자와 구매자 간 중고티켓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구매자는 통신판매중개자(스텁허브 코리아)가 지정한 방법에 따라 대금을 예치하고, 판매자는 이 사실을 통보받을 시 티켓을 구매자에게 발송하는 방식이다. 

공정위의 조정 결과에 따라 기존 스텁허브 코리아의 불공정한 약관이 다수 시정됐다.

본래 시정 전에는 중고티켓의 배송과 관련해 티켓 판매자와 구매자, 운송업체, 금융기관 등과 분쟁이 발생할 경우 사업자는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상 통신판매중개자는 사이버몰을 이용하며 생긴 불만이나 분쟁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이를 통해 배송 관련 판매자와 구매자 간 분쟁이 발생한 경우 일체의 책임을 면제하고 있으므로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조항은 무효라는 이유로 '사업자가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삭제돼 배송 관련 분쟁 발생 시 이용자가 사업자의 책임 유무를 다룰 수 있게 됐다. 

구매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문이 취소되는 조항도 시정을 명했다. 본래 스텁허브는 중고티켓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구매자가 대금을 예치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가 구매자의 동의 없이도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매매계약상 제3자인 통신판매중개자에게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해제권을 부여하는 조항 또는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라며 무효 판정을 받았고, 시정 후 해당 조항은 삭제됐다.

공정위는 스텁허브 코리아의 이용약관을 손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 구매자가 계약을 취소할 수 없도록 한 규정도 수정됐다. 공정위는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제권을 배제하는 조항 또는 고객의 권리를 마땅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조항이라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법상 계약이 성립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엔 구매자가 계약을 해제하거나 취소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구매자는 구매 후 7일 이내 구매를 취소할 수 있는 등 전자상거래법 규정에 따라 이용자의 취소권 및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재판관활을 일방 지정하고 있던 조항도 삭제됐다. 스텁허브는 사용자와 이용자 간 발생한 분쟁에 관한 소송 관할을 서울중앙지법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소송은 원칙적으로 소송제기 당시 소비자의 주소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의 전속관할로 해야 하기 때문에 무효 처리됐다. 

이에 따라 합의관할 내용이 삭제되며 이용자가 민사소송사법 등 법령에 따른 관할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 이태휘 약관심사과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플랫폼 사업자의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텁허브는 본래 이베이(eBay)의 자회사였으나, 올해 1월부터 스위스 티켓판매업체 비아고고 엔터테인먼트에 매각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식회사 티켓익스피리언스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