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 없이 나홀로 살아가는 1인가구의 경우 노후에 대한 걱정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1인가구의 노후준비는 계속해서 암담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60대의 인생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에 따르면 삶이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한 60대의 비율은 40%로, 20대(24.5%) 26.7%의 30대(26.7%)의 약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였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60대의 만족도가 낮은 이유로는 '노후자금 부족'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50~64세 중년층이 준비한 평균 노후자금은 약 1억 8800만 원으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생활비와 의료비를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더불어 KB금융경영연구소의 '2018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 대부분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편이었다. 전체 중 절반이 넘는 56.1%가 미래 대비 자산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이러한 불안감은 보유자산이 낮거나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지 못할 수록 더욱 크게 나타났다.
건강과 관련된 대비도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혼자 살며 건강에 대한 우려는 늘어나는 반면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더불어 불의의 사고 시 '현재 자산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응답도 20%로 미만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과 불안함에 비해 대비는 미흡한 실정이었다.
한편 1인가구는 자신의 은퇴를 위해서는 약 2억 8000만 원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80% 가량이 은퇴자금을 준비하고는 있었으나, 그 준비 수준은 23.2%에 불과했다.
1년 후인 2019년 6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인가구 연구센터는 국내 만 25~59세 1인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1인가구는 노후 생활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평균 61.3세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은퇴자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는 문항에 60.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은퇴 후 가족이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것 같지 않다'는 문항에도 55.9%에 달하는 이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1인가구가 누군가에게 기댈 데 없이 스스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1인가구가 생각하는 노후준비에 필요한 저축금액(투자 포함)은 평균 월 123만 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저축액은 월평균 70만 원 수준이다. 특히 연 소득 2400만 원 미만 계층에서 생각하는 저축액(월 106만 원)의 29%인 31만 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통계청의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한국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9.3%로 전체 가구 유형 중 1위에 올라섰다. 1인 가구 비중은 2000년 15.5%였지만 청년층과 고령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어 올해는 30.3%, 2030년엔 33.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대부분의 인구가 1인가구로 자리잡는 만큼 현재 직장인들 중에서도 1인가구로 노후를 맞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의 노후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30~40대 남녀 직장인 2385명을 대상으로 '노후준비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7.0%에 달하는 응답자는 자신의 노후에 대해 '암담하고 불안하다'고 답했다. 반면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다'라고 답한 이들은 24.2%에 불과했다
자신의 노후를 떠올렸을 때 이처럼 암담하고 불안하게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이유는 지금 당장 노후대비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노후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항목에 '잘하고 있는 편이다'라고 응답한 직장인은 25.9%에 불과한 반면, '잘 못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74.1%에 달했다.
노후준비 현황은 여전히 암담했지만 노년을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한 금액은 오히려 높아졌다. 노년을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금액이 필요할지 개방형으로 질문한 결과, 매월 평균 216만 원 정도가 마련돼야 노년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노후 생활 중 가장 우선순위로 걱정되는 부분을 질문한 결과,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은 단연 '경제력(61.3%)'이었다. 그 뒤를 이어 '건강(31.3%)'이 2위를 차지했으며, 기타 소수의견으로는 ▲외로움(3.2%) ▲무료함(1.8%) ▲사회적 고립(1.6%) 등의 의견도 있었다.
자신의 노후준비 수준을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응답자들의 81.1%가 '부족한 편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보통이다(9.9%), ▲충분한 편이다(8.9%) 순으로 응답해 10명 중 8명의 직장인이 자신의 노후준비 수준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직장인들이 자신의 노후를 제대로 대비하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가?(복수응답)' 질문한 결과, 노후준비를 하기에 '현재 소득 자체가 적다'는 직장인이 51.1%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녀 교육비 때문에(25.3%) ▲전세 및 집 구매를 위한 담보 대출 상환 때문에(23.3%) ▲높은 물가 때문에(19.6%) ▲현재를 즐기고 싶은 마음에 여행 및 쇼핑 등 지출이 많기 때문에(11.9%) ▲부모님 부양 때문에(7.6%) 등의 이유로 노후준비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