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공정위는 삼성만 미워해? '애플만 봐주기' 논란
[이슈Talk] 공정위는 삼성만 미워해? '애플만 봐주기' 논란
  • 정단비
  • 승인 2021.06.24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위, 웰스토리 밀어주기로 검찰 고발
삼성 "직원 복리후생을 부당지원으로 호도" 즉각 반박..행정소송 불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웰스토리에 부당지원관련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24일 공정위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표하자 삼성그룹 측에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삼성 측은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되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보도자료의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은 일방적이고 전원회의에서 심의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조사결과,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미전실) 주도로 2013년 4월부터 이달 2일까지 8년 넘게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4개사의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수의계약으로 웰스토리에 몰아줬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삼성전자 과징금 112억20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6000만원, 삼성전기 105억1000만원, 삼성SDI 43억7000만원, 삼성웰스토리에는 959억7000만원을 부과한 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하지만 삼성은 부당지원 지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경영진이 언급한 것은 양질의 식사를 위해 '최상의 식사를 제공하라, 식사 품질을 향상하라, 직원 불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웰스토리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합병 과정에 기여했다는 내용은 고발 내용에도 없는 내용이며 고발 결정문과 상이한 내용이 자료로 나온 점에 대해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예단이 생길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웰스토리가 합병에 직접적 연결이 됐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 채 이슈를 이재용 부회장과 엮은 심증 보도자료를 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삼성은 "잘잘못을 떠나 국민들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전원회의 의결서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임을 소명하겠다고 강력한 대응을 밝혔다.

문제되던 급식 역시 이번 공정위 사태와 관련 없이 개방을 계속할 것이며 일정 규모 미만의 중소 사업자를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일부에서는 유독 삼성에 편향적 잣대를 가져다댄다는 비판도 있다.

삼성이 앞서 자진시정 제도인 동의의결을 신청했음에도 공정위는 이를 기각하고 검찰 고발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공정위에 신청한 자진시정안은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상생기금이었다.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앞서 애플코리아의 자진시정안을 수용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는 지난 2월 공정위에 국내 이통사에 광고비를 떠넘기고 보증수리 촉진비용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던 가운데, 1000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자진시정안을 제출했고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게다가 애플코리아의 동의의결은 1년 넘게 심의를 했으면서 삼성의 자진시정안은 단 한 번 검토 후 구체적 이유없이 24일만에 기각했다는 점은 '답정너'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앞서 애플 건을 수용할 때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장기간 소송전을 거치는 것보다 동의의결을 통해 신속하게 거래질서를 개선하고 피해구제를 도모하는 것이 소비자나 거래 상대방에게 더 나은 대안"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조 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이번 삼성과의 소송은 장기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2004년에도 독일기업 SAP코리아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혐의를 받는 가운데 200억원 미만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시정안을 제시해 받아들이기도 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