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이 배송, 결제 시스템 등의 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거래가 합리적인 소비를 넘어 '취향 소비'로 자리 잡고 있다. 번개장터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번개장터 거래 및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고거래 동향을 분석한 ‘2021년 상반기 중고거래 트렌드’를 발표했다.
올 상반기 번개장터에서는 약 774만 건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거래액은 7,766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약 4만3천 건의 거래가 이루어진 셈이다. 모바일 앱 월간이용자수(MAU) 또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취미 및 덕질 관련 카테고리의 거래량이 무려 91% 증가하며, 중고거래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깊게 파고드는 ‘디깅소비’가 큰 축으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기기, 의류잡화, 생활용품 등 기존 주요 중고거래 카테고리 대신 캠핑, 낚시와 같은 레저 용품부터 키덜트, 스타 굿즈 등 취미 관련 용품을 찾는 ‘디깅족’들로 중고거래 시장이 2차 성장기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MZ세대 골프, 아웃도어를 맛보다
인기 브랜드는 '타이틀리스트'⋅'헬리녹스'
올해 상반기는 특히 야외 활동과 관련된 취미 품목의 거래 증가가 두드러졌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서 자연을 즐기는 ‘레저족’이 늘어나며 관련 중고 용품 거래도 함께 활성화됐다. 그중 골프 관련 거래량은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올 상반기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6개월간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골프용품은 12만1천 건으로, 거래액은 약 173억 원에 달했다.
MZ세대(18-34세)의 골프 관련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각각 105%, 245% 증가해 젊은층에서도 '대세 취미'로 자리 잡은 골프의 인기를 입증했다.
MZ세대 이용자가 가장 많이 검색한 골프 관련 키워드로는 '드라이버', '퍼터', '아이언' 등을 포함한 골프채가 4만9천 건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브랜드 관련 상위 키워드로는 ▲타이틀리스트(1만3천 건) ▲파리게이츠(1만4백 건) ▲pxg(8천4백 건) ▲제이린드버그(3천6백 건) ▲캘러웨이(3천3백 건)가 꼽혔다.
골프뿐만 아니라 캠핑,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관련 거래도 활발했다. 세 카테고리의 거래량은 각각 129%, 94%, 76% 증가했으며, 캠핑이 올 상반기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성장한 카테고리로 집계됐다. 캠핑 카테고리에서 MZ세대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은 브랜드는 ‘헬리녹스(1만8천 건)’였으며 ▲파세코(6천4백 건) ▲노스피크(6천3백 건) ▲스노우피크(6천3백 건) ▲노르디스크(4천8백 건)이 뒤를 이었다.
'방탄소년단' 굿즈, 중고로라도 구한다
새로운 '취향템'으로 떠오르며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디깅할 수 있는 스타굿즈는 올 상반기에만 70만 건 이상, 하루 평균 3천8백여 건 이상이 거래되며 여전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스타굿즈 거래 건수의 76% 이상을 차지하는 '보이그룹'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53만5천 건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거래된 카테고리로 집계됐다.
스타굿즈 거래 데이터에서는 신곡 '버터'로 또 한 번 글로벌 차트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방탄소년단은 올 상반기 하루 평균 6천 건이 넘는 검색량을 기록하며 카테고리 내 검색어 1위, 종합 인기 검색어 4위를 차지했다. 정규 5집으로 컴백한 아이유는 카테고리 내 검색어 5위를 기록하며 솔로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TOP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 많은 팬들을 '준며들게' 했던 카페 사장 최준의 포토카드, 핸드폰 케이스 등도 활발하게 거래되며 ‘피식대학’의 인기를 입증했다.
어덜트의 귀환, 200만 원대 곰돌이도 '플렉스'
고가의 한정판을 디깅하는 취향 소비의 '큰 손'들이 모이는 취미/키덜트 카테고리에서는 올 상반기 34만 건 이상이 거래되며 세 번째로 많이 거래된 카테고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거래 건 수 85%, 거래액 47% 이상 성장하며 '취미 디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트렌드가 눈에 띈다.
이 중 피규어/인형의 거래 비중이 61%를 차지했다. 피규어 중 카카오 프렌즈와 베어브릭이 콜라보 한 라이언 베어브릭 1000%는 200만 원 초반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만화책으로 꼽힌 '귀멸의 칼날', 다양한 컨셉의 피규어로 덕후들을 사로잡은 배구 만화 '하이큐'와 최고의 판타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술회전' 역시 35만 건 이상의 검색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