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함이 지속되면서 고양이를 쓰다듬는 일이 무서워졌다. 만질 때마다 따끔하고 느껴지는 정전기 때문이다. 사람이야 참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충격이지만 반려묘는 가끔씩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초보 집사라면 고양이 털 정전기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실은 이런 정전기가 반려묘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정전기가 발생하면서 생활먼지와 진드기, 꽃가루 등이 고양이 털에 달라붙어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불꽃이 튀면 고양이도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낀다. 집사가 만질 때마다 스파크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불쾌한 기억이 쌓이면 집사와의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전기를 없애기 위해선 가장 먼저 습도를 관리해야 한다. 실내 적정습도인 40~60%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가습기를 꾸준히 틀어 두자. 분무기로 공기 중에 물을 뿌리거나 빨래를 너는 것도 습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관엽 식물을 들이는 것도 정전기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물은 음이온을 발생시켜 몸에 모인 플러스의 정전기를 줄일 뿐 아니라 수분을 증산시켜 습도를 보충하는 효과도 있다.
단 몬스테라나 아이비, 칼라디움 등 고양이가 먹었을 때 독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식물도 있기에 화분을 구입하기 전 반드시 한 번 더 체크하도록 한다.
건조한 시기에는 고양이 빗질에 유의해야 한다. 건조한 상태에서 빗질로 마찰까지 일으키면 정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나 미스트 등을 미리 뿌려 빗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또 이 시기 빗은 고무나 나무 재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집사도 보습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자. 손이 건조하면 고양이를 만질 때 정전기가 발생하기 더욱 쉬워진다. 수시로 핸드크림을 발라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고양이를 만지기 전 실내 벽을 만져 방전 시켜준다. 나무로 된 가구를 터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니트 등 정전기가 발생하기 쉬운 옷을 입고 고양이를 안는 것은 되도록 피하자. 단, 옷에 옷핀이나 클립 등을 끼워두면 금속 재질이 전자를 공기 중으로 흘려보내주는 역할을 해 정전기를 예방할 수도 있다.
방석이나 담요 등을 세탁할 때는 섬유유연제나 식초를 한두 방울 정도 넣어 세탁하면 정전기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섬유유연제 양이 과다할 경우, 향이 진해져 고양이가 기피할 수 있으므로 소량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신생아용 섬유유연제나 반려동물용 섬유유연제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주 빨래하기 어려운 이불이나 러그는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를 뿌려 관리한다. 고양이가 스프레이 액을 먹지 않도록 완전히 마를 때까지 고양이가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