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 넷플릭스, 가족 외에 계정을 공유하는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시범 운영 중
• 스탠다드·프리미엄 요금제 1인당 월 3700원 수준의 추가요금…추가인원 최대 2명
• 계정공유 단속 이유는? OTT 시장 경쟁 심화 및 신규가입자 정체 때문
종류별 OTT를 몽땅 구독한 사람은 있어도 하나의 OTT도 구독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란 우스개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OTT는 대세 중의 대세로 떠올랐다.
특히 넷플릭스는 국내 드라마로만 한정해 보더라도 킹덤, 오징어게임, 지옥 등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을 성공시키며 명실상부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 넷플릭스, 그렇게 인기라며?
실제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국내 소비자의 OTT 서비스 유료이용률은 59%로 집계됐다. 이중 넷플릭스를 시청한다고 응답한 이용자의 비율은 60%로, 2위 유튜브프리미엄(25%)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월 요금은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다. 작년 11월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 진출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구독료를 인상했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12.5%, 17.2% 인상했다. 베이직 요금제는 기존과 동일하게 월 9500원을 유지했다.
넷플릭스는 요금제에 따라 동시접속이 가능한 인원수를 다르게 지정한다. 가령 베이직 요금제 사용자의 경우 1명의 접속만 허용하지만, 프리미엄 요금제 사용자는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할 수 있다. 즉 나를 포함해 4명이 각자 프로필을 생성해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한 계정 공유, 일명 ‘4인팟’도 활발해졌다. 초기 계정공유는 개인의 영역으로 먹튀, 소액사기 등의 부작용을 일기도 했다. 그러나 피클플러스, 링키드, 벗츠 등 다양한 계정공유 플랫폼이 생기고 부작용이 사전차단되며, 현재는 똑똑한 소비의 하나로 자릴 잡았다.
베이직 요금제 사용시 월 95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프리미엄 요금제 4인팟에 가입하면 월 4250원으로 절반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 논란되는 요금인상, 어떤 내용이길래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이용자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를 시범 운영함에 따라 4인팟 이용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에서 가족 외에 계정을 공유하는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스탠다드 및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는 함께 살지 않는 사람을 최대 2명까지 계정에 추가할 수 있다. 이때 추가 인원은 각각의 아이디와 패스워드, 개인 프로필을 부여 받는다. 인원을 추가할 때 드는 비용은 1명당 칠레 기준 2380 CLP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3736원 정도다.
기존에 계정을 공유하고 있던 사용자를 새로운 계정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해당 프로필에 기록된 누적 시청정보 등은 그대로 옮길 수 있지만,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추가요금을 부과해야 한다.
만약 해당 요금제가 국내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인원 추가 비용을 3700원으로 잡고 스탠다드 요금제를 사용하는 1인가구가 비동거인 2명과 계정공유를 한다고 가정하면 월비용이 총 2만900원이다. 이를 3등분하면 약 7000원으로, 베이직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보단 낮은 비용이지만 현재 4인팟과 비교하면 부담이 커진다. 국내 도입시 인원 추가 요금이 상향될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넷플릭스는 왜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도 계정 공유 단속을 위한 본인 계정 확인 도구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 도구는 외부 로그인을 감지하면 사용자에게 문자나 이메일로 코드를 전송해 본인인증을 요청한다. 시간 내 본인확인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계정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사실 넷플릭스의 계정공유 단속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서비스 약관만 보더라도 계정 공유는 가정 간 공유가 아닌 가정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초기 넷플릭스는 계정공유에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넷플릭스 CEO였던 리드 헤이스팅스는 계정공유에 대해 ‘긍정적인 일’이라 말하기도 했다. 계정 공유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새로운 강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OT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 추이도 정체돼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8년 884만명이었던 넷플릭스의 신규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 828만명으로 축소됐다. 구독료가 주 수익원인 넷플릭스에게 신규 가입자 정체 현상은 치명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넷플릭스는 추가 요금 부과 이유에 대해 “가족 외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은 훌륭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투자하는 넷플릭스의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한편 티빙과 웨이브 등 국산 OTT 업체들도 가격인상을 앞두고 있다. 구글이 오는 4월부터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시행함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구글 인앱결제 가입자들은 월정액 요금 부담이 커질 예정이다.
티빙의 요금은 베이직 기존 7900원에서 9000원으로, 스탠다드는 1만9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프리미엄은 1만39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단, PC나 모바일 웹페이지, 스마트TV 이용권 페이지 등에서 구매하는 경우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