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중고 명품의 매출액은 총 71억5700만달러(약 1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49억700만달러)보다 무려 45.9% 성장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2017년 22억 6500만 달러에서 2022년 71억 5700만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명품 중고 거래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동시에 ‘가짜 명품’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명품감정원 라올스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명품 브랜드의 가품 비율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요청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상위 5개 브랜드 (샤넬∙구찌∙루비이통∙생로랑∙에르메스)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12.13일까지) 가품의 수가 2020년에 비해 평균 214%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년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브랜드는 생로랑이었다. 감정받은 가품의 수가 2020년 450개에서 2022년 2584개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진품 대비 가품의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샤넬의 경우 올해 동안 감정 받은 제품 가운데 정품이 6046개, 가품이 2783개였다. 상품 3개 중 1개 꼴로 가품인 셈이다. 에르메스도 올해 정품 3482개, 가품 1805개로 감정받은 물품의 30% 이상이 가품이었다.
특허청 ‘국내 주요 온라인몰 위조상품 유통 적발 품목’ 자료에 의하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가품 유통 적발 사례는 18만2580점으로 조사됐다.
가품 문제에 대처하는 명품∙중고거래 플랫폼
이처럼 급성장한 중고 명품 시장은 가품의 위험성을 높였다. 대부분의 명품 리셀 플랫폼에서는 공식 판권을 가진 업체가 직접 상품을 팔지 않고 병행 수입업체나 구매 대행업체가 물건을 들여와 판매한다. 해당 업체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물건을 들여오다 보니 가품이 섞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가짜 상품을 잡아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정품 검수 센터를 열었다고 12월 1일 밝혔다. 총 4개 층으로 구성된 센터 중 2개 층이 물류 입∙출구와 촬영 담당 ‘솔루션 센터’ 역할을 하고, 나머지 층은 전문 인력이 상주하는 감정 공간으로 운영된다.
최근 나이키 운동화를 두고 네이버 크림과 가품 공방을 벌이고 있는 무신사도 관련 인프라를 확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병행수입 업체가 무신사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면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수입신고필증 이외에도 브랜드의 공식 인증 서류 등을 추가 제출하도록 했다. 서울 목동엔 1160평 규모의 제2검수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무신사는 지난 4월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와 해외 브랜드 지식재산권 침해검사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명품 전문 플랫폼 머스트잇은 가품 발생 시 고객에게 200% 보상을 진행하고 추가로 법무팀을 통해 해당 입점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지난달 독립법인인 한국정품감성센터를 설립했다. 사내 전문 감정사 40명을 분리하고 전문 감정 기관으로 만들었다. 발란은 지난 9월부터 한국명품감정원을 통한 감정 서비스가 포함된 ‘발란 케어’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