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물론 외부활동을 줄이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문을 닫아도 창문과 문 틈새로 침투하기 때문이 실내 미세먼지 농도 또한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집 창문을 걸어 잠그고 지내는 것이 나를 지키는 안전한 방법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실내 공기가 실외 공기보다 약 5배 더 높은 위험성을 가지며, 실내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이 실외에 비해 폐에 전달될 확률이 1,000배 정도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좁은 자취방 안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실내 미세먼지 관리에 대해 흔하게 가질 수 있는 오해를 풀며 올바른 관리 방법을 알아보자.
미세먼지 많은 날, 환기 대신 공기청정기를 틀어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은 날이라도 최소한의 환기가 필요하다. 이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공기청정기는 필요할 때만 가동하는 게 효과적인데, 24시간 틀면 필터가 빨리 소모돼 흡입 능력이 떨어지며 전력만 낭비할 뿐이다. 한 번 사용할 때 10~15분 정도 가동하고 수치가 나빠지면 다시 가동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창문을 열어 짧지만 자주 환기를 해주고, 먼지가 쌓이기 쉬운 창틀 등은 바로 물걸레로 닦아줘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공동 발간한 ‘공동주택 환기설비 매뉴얼’ 에서는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10분씩 하루 세 번 창문을 열라고 말한다
요리할 때는 창문을 닫고 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요리를 할 때면 외부 먼지가 음식에 영향을 줄까 문을 꽉 닫고 요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요리할 때야 말로 환기가 필요한 때이다. 순간적으로 미세먼지가 급격히 발생해 실내 공기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고기를 굽거나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하면 실내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를 구우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보다 30배 이상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셈이고 삼겹살의 경우 19배, 달걀프라이는 14배 이상의 농도를 배출한다. 요리 전후로 환풍기나 레인지 후드 등 환기장치를 반드시 가동해야 하며 요리 중엔 최소 5분 이상 환기해주는 것을 잊지 말자.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밤에 환기하는 것이 좋다?
밤이 되면 상대적으로 미세먼지가 눈에 보이지 않아 자연스럽게 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늦은 저녁이나 새벽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는 온도가 낮은 이른 새벽과 저녁 시간에는 지표면 가까이 머물고, 낮에는 대기 위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을 때 하는 걸 추천한다. 최소한 오전, 오후, 저녁 하루 세 번, 30분 정도 해주는 게 좋은데, 한 번 환기할 때 모든 창문을 열어 공기가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기 대신 청소기를 자주 돌리는 것이 좋다?
오히려 진공청소기의 연결 부위나 공기 배출구를 통해 필터를 거치지 않은 미세먼지와 여러 먼지가 새어 나와 실내 공기를 더 악화시킨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진공청소기 사용 보다는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걸레를 이용해 청소하는 편이 낫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높은 급의 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사용하고, 호스와 먼지 통, 필터를 분리해 주기적으로 청소해주자. 또한 진공청소기를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물걸레질을 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