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1인가구 여성의의 안전 역시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여성 1인가구 밀집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스토킹, 데이트폭력, 주거침입 등 여성폭력범죄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예방정책 추진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여성 1인가구의 안전 현황과 정책 대응 방향(Ⅰ): 범죄와 주거위험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여성 1인가구는 358만가구로 2015년(261만가구)보다 3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가 12.6%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약 3배 가까운 급증으로 볼 수 있다.
여성 1인가구는 단독주택 및 아파트 거주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20대와 30대의 경우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비율이 5명 중 1명 수준으로 타 연령대보다 주거 취약성이 강했다.
보고서가 서울, 부산의 여성 1인가구 분포 및 취약범죄 관련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여성 1인가구가 밀집한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업적인 성격이 강하고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 기타주택 비율이 높았다. 가장 대중적인 주거형태인 아파트의 비율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인가구 밀집지역은 연령대, 생활패턴 등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갖고 있었다. 20대 여성 1인가구는 대학 근처에 비교적 저렴한 기타주택에, 30~59세는 임대료가 비싼 아파트 혹은 기타주택에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60세 이상은 지하철 및 대학과 거리가 멀고 상업시설이 적은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여성 1인가구 밀집지역은 이같은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다른 지역에 비해 데이트폭력, 성폭행, 스토킹, 주거침입 등 모든 여성폭력범죄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및 부산 지역의 범죄예방진단팀(CPO) 경찰을 대상으로 여성 1인가구 밀집지역의 범죄피해실태 등에 대한 주요 의견을 수집한 결과, CPO들은 여성 1인가구 밀집지역에서 실제 데이트폭력과 스토킹이 가장 빈번하게 신고된다고 밝혔다. 지역에 따라서는 주거침입에 대한 신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었다.
세대별 여성 1인가구 안전 정책수요를 살펴보면 청장년층 여성 1인가구는 범죄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높고 실제로 데이트폭력이나 스토킹, 주거침입 피해를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 여성 1인가구 중 44.6%는 일상생활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고 생각하는 범죄유형으로 성희롱·성폭행(45.9%), 주거침입 후 절도(24.7%) 등이 꼽혔다.
이에 따라 청장년층 여성 1인가구는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등 비교적 안전한 유형의 주택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고, 거주지 주변의 환경개선 등 범죄예방을 위한 정책적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년층, 노년층 여성 1인가구는 관계적 측면의 지원이 부족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어 도움이 필요한 상황 발생시 대처 방안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범죄안전에 대한 요구보다는 편의성이나 연락 등 복지적 차원의 정책 수요가 많았다.
보고서는 “여성 1인가구가 세대별로 다른 측면의 정책적 수요를 가지고 있음을 고려해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안전정책 수립이 요구된다”며 “청장년층 여성 1인가구는 범죄피해 두려움을 감소시키기 위해 거주지 주변 지역 안전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 수립과 위급상황 신고시 적극적인 대응과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