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편의점, 패션, 호텔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키덜트는 아이와(Kid)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여전히 아이와 같은 감성을 간직한 어른을 뜻한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올해 초 이와 유사한 의미인 ‘네버랜드 신드롬’을 ‘트렌드 코리아 2023’ 소비 트렌드로 뽑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산업전망보고서’에 따르면 키덜트 관련 시장 규모 2014년 5천억원에서 2021년 1조6천억원으로 매년 성장했다.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코로나19이후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진 것으로 해석되며, 과거와 달리 개인의 취향이 중요시되어 키덜트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어 나타난 결과라는 이유도 나온다.
키덜트 열풍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CNBC에 따르면, 20219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미국 장난감 구매 연령대 중 12세 이상 비중이 25%나 됐다고 발표했다. 금액으로는 연간 총 90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 정도이다.
키덜트 열풍, 어떤 사례있나?
국내에서는 패션, 유통은 물론 호텔 업계에서도 키덜트를 대상으로 한 제품,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가방에 다양한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키링의 종류는 큰 인형부터 피규어까지 다양하다. 뉴진스의 멤버 혜인이 tvN ‘유퀴즈’에서 데뷔 후 첫 정산금을 키링을 구매하는데 썼다고 밝히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키링이 인기이다. 쿠로미, 짱구, 포켓몬스터 등의 인기 캐릭터로 만들어진 랜덤 키링 언박싱은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보인다.
편의점에서 출시하는 키덜트 관련 상품은 장난감이 든 과자인 '토이캔디', 독특한 모양과 맛의 젤리 등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이 단순히 식료품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예전의 문방구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토이캔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U에서도 토이캔디의 매출 동향은 유사하다. CU에 따르면 지난 5월 토이캔디의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28.4% 올랐는데, 같은 기간 일반 사탕의 매출은 15.9% 성장하는 데 그쳤다. 구입 연령층 순위는 30대(29.4%), 40대(29.2%), 20대(26.5%), 10대(14.9%) 순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초 슬램덩크 열풍에 따라 슬램덩크 만화책을 예약 판매, 업계 단독 슬램덩크 와인을 선보인 바 있다. 예약 판매한 슬램덩크 만화책 전권(20권) 2000세트는 나흘 만에 약 60%가 판매됐다.
호텔업계도 키덜트족을 공략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올해 2월 인기 토끼 캐릭터 ‘몰랑이’와 협업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야외 온천 씨메르에 ‘몰랑이와 피우피우 포토존’을 설치하고, 신관 지하 1층 키즈 빌리지에서는 ‘몰랑이’ 캐릭터 비누와 쿠키를 만드는 무료 클래스를 열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객실 전체를 포켓몬스터로 꾸민 테마룸을 출시, 한정판 어메니티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