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대표이사 안병덕)이 최근 광주 총인시설 입찰 비리와 경인 운하사업에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과 함께 잦은 안전사고와 이에 대한 구설수 등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하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로디지털 1단지 내 공사장 지하에서 불이 나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관련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규정 미준수와 협력업체에 대한 과도한 공기 단축 요구 등으로 발생한다.
당시에 사고가 발생됐는데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2시간 여가 지나도록 감독관 사무실에서 사고 사실 조차 모르는 등 관리감독에 허점이 드러났다.
또 코오롱글로벌은 협력업체로부터 사고 보고도 챙기지 못해 사고 발생을 감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올해 1월에는 같은 건설공구에서 지반공사를 하던 그레이더 중장비가 균형을 잃으면서 전복해 60대 운전자가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광주시 수완동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에서 주민이 길을 걷다 10kg 압축 스티로폼 부착물(EPS 몰딩)이 22층에서 머리 위로 떨어져 목부상을 당하는 등 부실시공 의혹이 일었다.
당시 코오롱글로벌 측은 해당 사고에 대해 “당시 엄청난 강풍이 불어 일어난 천재지변”이라는 입장이지만, 입주민들은 “건설사 측의 불성실한 보수 태도가 부른 예견된 사고”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입주민들은 “시공사 코오롱글로벌이 아파트의 수많은 하자에도 불구하고, 하자보수에 있어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왔다”는 불만과 함께 지난 2009년 하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이후 코오롱글로벌의 입주민에 대한 기만 횡포는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게다가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에서도 하위등급인 ‘개선’ 평가를 받아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곳에서도 현장에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안전관리가 미흡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사고로 현장 근로자 장모 씨(48, 협력업체)와 허모 씨(60) 등 2명이 숨지고 연기를 들이마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권모 씨(46) 등 9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장 씨 등 사망자 2명의 시신은 상가동 2층에서 발견됐다”며 숨진 작업자들이 화재시 유독성 가스를 내뿜는 가연성 소재로 이뤄진 ‘안전교육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화성 물질과 용접 작업을 병행하지 못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을 어겼다는 주장도 불거져 현장 근로자들과 관리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과실 유무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숨진 허 씨의 차남(25)은 “경찰 쪽에서 아버지가 안전관리 책임자였다고 하는데,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아버지가 단지 오전에 인원을 확인하는 일이었지 안전관리 책임은 맡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장비에 문제가 있어 사고가 난 것인지,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보도를 통해 “화재의 정확한 원인에 따라 대책반을 세우고 보상 등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를 소환해 안전설비 미설치 등 관리 부실이나 무리한 공사 강행 등의 과실이 확인될 경우 관계자를 입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또 “안전설비가 제대로 갖춰졌는지, 인화물질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해 문제가 발견되면 관계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