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상징적이든 간에 모든 좋다라는 감정, 즉 '즐거움의 합'이 행복에 가장 근접하는 문장이다.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서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는 '행복'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불행이 사라진다고 행복이 자연스레 찾아오진 않는다. 행복은 삶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노력에 돌아오는 선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능동적으로 누리는 30대 1인 가구 윤토리가 있다. 그녀는 그녀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를테면, 아이돌, 코스메틱, 책-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 향유해왔다.
그녀는 좋아하는 것들을 따라잡기에 하루가 짧다고 했다. 필자가 프로덕질러 윤토리의 알찬 혼삶을 들여다보았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중화역에 거주하는 33살 1인 가구 윤토리입니다. 자취한지는 8년 됐어요.
Q. 중화역은 어떤 동네인가요?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 주세요!
중화역은 조용하고 물가가 저렴해 청년 1인 가구가 살기 좋아요. 중랑천이 근처라 산책하기도 좋고요. 단점이라면 젊은 층이 즐길 만한 핫플레이스는 없다는 점 정도입니다.
Q. 윤토리님의 자취 콘셉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제 자취방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다양한 취미를 한곳에 모아둔 취미 집합소”에요. 자취하며 좋아하는 것들로 집을 가득 채웠거든요.
Q. 윤토리님은 어떤 덕질을 하시나요?
저는 K-POP 가수를 덕질합니다. 지금은 밴드 데이식스를 열심히 덕질하고 있어요.
Q. 오, 그럼 데이식스 노래 3개만 추천해 주세요!
3개만 고르라니 쉽지 않네요. 정말… 모두 좋거든요. (웃음) Love me or leave me, 행운을 빌어줘, Best Part, 이렇게 3개 추천해 볼게요. 아직 팬이 아니신 분들도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곡으로 골랐습니다.
Q. 윤토리님의 덕질의 역사가 길다고 들었는데요. 덕질은 언제부터, 왜 하게 되었나요?
맞아요. 제 덕질의 역사는 매우 길어요. 초등학생 때 가수 조성모를 시작으로 쭉 덕질을 해왔거든요. 그 뒤로는 비, 투피엠, 인피니트, 빅스, 몬스타엑스, 지금은 데이식스까지. 가수는 바뀌어도 덕질을 쉰 적은 없었어요. 무대와 음악 그리고 가수의 콘셉까지 맞아떨어지는 삼박자를 볼 때면 완성도 높은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쾌감이 있는데, 그 때문에 덕질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덕질의 가장 큰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음, 일단 누군가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긍정적인 감정이라 저도 삶에 활력이 생긴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즐겁고 행복해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죠. 아, 게다가 데이식스가 밴드 그룹이라 덕질하다가 드럼에도 관심이 생겨 따로 개인레슨을 1년 정도 받으며 배웠으니, 가수에 따라 관심사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도 장점이네요.
덕질의 단점은 정말 없지만 그럼에도 하나 꼽는다면, 시간을 많이 쓰게 된다는 것. 보통 덕질하는 아이돌이 활동하는 시기가 되면 팬들도 새로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를 즐기느라 바빠지거든요. (웃음) 집에 하루 종일 있어도 볼 것이 계속 나와요. 말하다 보니 이건 장점 같기도 하네요. 심심할 틈이 없으니까요.
Q. 한 달 기준 덕질 비용을 얼마나 쓰시나요?
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콘서트가 있는 달이면 저는 한 달에 20 ~ 30만 원은 써요. 일단 콘서트만 해도 10만 원대 후반부터 20만 원 초반이거든요. 굿즈는 소속사가 출시하기도, 개인 팬이 출시하기도 해서 마음만 먹으면 무한대로 소비는 늘어날 수 있고요. 제 경우, 폰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 등 실생활에 사용 가능한 굿즈 위주로 구입하며 지나친 소비는 지양하려 하고 있습니다.
Q. 주변에서 비슷한 환경에서 덕질하는 동료들이 많이 계신가요?
안타깝게 제 주변에는 덕질을 하는 분이 거의 안 계셨어요. 전 운이 좋게 오프라인 사인회나 팬 미팅에서 만난 분들과 친해져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같은 가수를 덕질하는 분을 만나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Q. 윤토리님의 자취집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곳을 알려주세요
당연히 덕질 전시 공간이죠. 책상과 책장만 있으면 누구든 이런 공간을 꾸밀 수 있어요. 이 공간에는 새로 나온 굿즈나 앨범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데요, 시즌이 지난 굿즈들은 따로 서랍에 보관하고 있답니다.
Q. 그러네요. 정말 심심할 틈이 없겠어요. 원래도 무언가 좋아하면 그 분야를 좀 열심히 덕질하는 성향이 있으신 걸까요?
그런 거 같아요. 아이돌 외에도 뭐 하나 꽂히면 그걸 엄청 파는 기질이 있어요. 피부와 미용에도 관심이 많아 스킨케어나 색조 등 코스메틱도 좋아해서 화장대가 꽉 차 있거든요. 요 근래에는 책에 빠져서 이번 한해 책을 벌써 58권을 읽었더라고요. 일터에서 혼자 근무하는 시간이 생겨 야금야금 읽은 게 많이 쌓였어요.
Q. 마지막으로 자취를 앞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취를 하신다면 집이 좁더라도 한 공간만큼은 내 취향이나 취미를 모아두는 공간을 마련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자취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취미를 더욱 뾰족하게 다듬고 온전한 공간에서 즐기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