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ㆍ경 합동수사본부 조사 결과 세월호 사고 당시 선장이 아닌 항해 경력이 1년 남짓한 3등 항해사가 배를 지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검ㆍ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고 당시 조타실 지휘는 3등 항해사가 했고 선장은 자리를 비운 것으로 파악됐지만 선장의 근무 위치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린 상태”라 밝혔다.
본래 세월호 선장은 1급 항해사 신모 씨(47)다. 하지만 신씨가 휴가를 떠나게 되면서 2급 항해사인 이준석 선장(69)이 대신 운항을 맡았고, 사고 발생 당일 오전 9시 전후에는 3급 항해사인 박모 씨(25•여)가 항해를 맡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3급 항해사 박씨는 배를 탄 경력이 1년에 불과했고, 더구나 세월호에서 일을 시작한 지는 만 4개월이 된 신참이다. 세월호가 한 달에 8차례 인천과 제주를 왕복하는 것을 고려해볼 때, 박씨의 세월호 운항 경험은 40회 안팎이다.
항해사는 조타수에게 키 방향을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배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런데 세월호에서 함께 일하던 오모 씨(58)에 따르면 과거 박씨는 해류가 빠른 사고 해역 부근에서 세월호 운행을 한 차례도 해 본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박씨와 조를 이뤄 조타실 키를 잡은 조모 씨(55)도 세월호 운항 경험이 5개월 남짓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간 이 선장은 조타실 외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 선장은 ‘조류가 빨라 운항하기 힘든 사고해역을 아직 운전이 미숙한 항해사와 조타수 둘에게 맡기는 게 책임감 있는 행위였느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이 선장 역시 “위험한 곳이어서 내가 직접 챙겼어야 했는데 잘못했다”고 말하며 이 같은 점을 시인했다.
18일 오후 1시 기준, 세월호 탑승객 475명 중 사망 28명, 실종자 268명, 구조자 17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