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이 일본에서 18년된 선박을 수입해 몇 개월간 개ㆍ보수 과정을 거쳐 수명을 7년까지 연장시킨 노후 선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한 매체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994년 건조돼 2012년 9월까지 일본 규슈 남부에서 18년 간 운항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0월 세월호를 구입한 청해진해운은 2013년 3월 객실 증설 공사 등 선박의 개ㆍ보수를 마치고 2018년까지 운항 연장 승인을 받았다.
현행법상 일반 여객선의 수명은 20년이지만 선박 운항 연장신청을 하면 선박을 5년간 더 사용할 수 있다. 단, 1년에 한 차례씩 선박안정공단(KST)의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게다가 25년이 지난 선박도 선박평가심사위원회에서 자체 평가를 통해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1년에 한차례씩 검사를 받아 5년간 더 운항할 수 있다.
이 법을 통해 청해진해운은 일본에서 사용된 기간을 제하고 애초 2년에 불과했던 선박 수명(내용연수)을 몇 개월간의 개ㆍ보수를 통해 7년으로 연장할 수 있었다.
해당 법안은 이명박 정부 시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선박 연한을 기존 25년에서 최대 30년까지 완화해 달라’는 업계의 요구를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영세 선박회사들은 일본에서 노후 선박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약간의 보수를 거친 뒤 국내에서 운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운행 중인 국내 연안여객선은 모두 173척인데 이 중42척(전체 여객선의 24.3%)이 20년 이상 운항된 노후 여객선이다.
특히 제주를 오가는 연안여객선은 세월호를 포함해 총 15척이다. 이 중 10척(약 67%)가 건조된 지 20년이 지난 선박으로 나타났다.
한편,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오는 24일까지 생존자 확인과 시신 수습을 마쳐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