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연이은 시신 수습…아직도 버벅대는 정부ㆍ해경 관계자들
세월호 연이은 시신 수습…아직도 버벅대는 정부ㆍ해경 관계자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4.04.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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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언론이 공개한 시신 영상…사망 시간 관련해 논란 예상

세월호 침몰 8일째에 접어들면서 연이어 수습되고 있는 시신에 대한 정부와 관계 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유가족들을 다시 한번 격앙케하고 있다.

23일 진도실내체육관 DNA상담실에서는 해경이 시신의 인상착의 공지를 무성의하게 함으로써 정보가 잘못 전달돼 가족 인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항의 소동이 빚어졌다.

실제 해경이 발표한 사망자번호 91번 남학생의 경우 해경의 인상착의 발표 내용과 뒤늦게 아들임을 알아본 가족이 확인한 내용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유가족은 "나야 어렵게라도 아들을 찾았지만 여기 남은 실종자 가족들은 어떻게 자기 자식들을 찾을 수 있겠냐"면서 "이런 상황에도 실종자 가족들의 타는 가슴을 뒤로 한 채 마지못해 자리만 지키고 있는 관계자들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DNA상담실의 해경 관계자는 이 일에 대해 "명백한 실수이고 잘못"이라며 가족들을 향해 거듭 사과했다.

▲ 경기 안산단원고 2학년 교실 책상에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뉴시스
또한 20~22일 간 세월호 희생자의 2차 검안과 DNA 검사가 진행된 목포 기독병원에서는 DNA 검사 결과가 일치해야 시신 이송이 가능하다는 정부의 방침에 유가족들이 화를 참지 못했다.

안산 단원고 故 오모 군(17)의 아버지는 "닷새 동안 아들을 애타게 기다렸는데 다음 날 올라가라고 하니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며 언성을 높였다.

유가족은 "팔이 오므라들고 손톱이 검게 변한 것으로 미뤄 나오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쳤겠냐"면서 "아들을 데려가는데도 절차를 까다롭게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21일 오후 11시 51분경에는 희생자가 성인일 경우,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요구하는 관계자 때문에 유가족은 다시 한번 울분을 토했다.

해당 유가족은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가 없으면 시신을 안 보내주는 것이냐"며 "한밤중에 어디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느냐"며 펄쩍 뛰었다.

더욱이 시신 중 한 구가 바닥에 있던 것이 유가족을 자극하면서, 유가족 중 한 명은 "시신을 함부로 해놓고 그것도 못 찾게 하고 있다"며 "6일 동안 물속에서도 못 찾았던 시신인데 이곳에 와서도 못 찾게 한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아울러 사고 발생 일주일을 넘기면서 현장에서는 수습된 지 사흘이 지나도록 신원이나 가족이 확인되지 않는 시신 때문에 당혹스러운 경우도 발생했다.

23일 기준 아직까지 정확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시신은 모두 17구. 특히 37번째로 발견된 남성 시신 1구는 사흘이 지나도록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이 남성의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해 감식을 의뢰했으나 현재까지 신원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일 프랑스 국영채널 '프랑스3'(France 3)에서는 세월호에서 수습된 사망자의 모습이 방영돼 논란이 됐다.

해당 방송 영상에는  옷 밖으로 노출돼 있는 손과 발이 물속에 5일 동안 있었던 시신으로 보기에는 너무 깨끗한 상태라 최근까지 생존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의 늑장 구조로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과 분노가 극대화되어 있는 시점에서 만약 시신이 인양된 때가 사망 시간과 그리 멀지 않은 것이라 판명된다면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