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위협으로 전국 230여곳의 학교와 유치원이 휴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이 같은 결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선에서 일부러 학교를 휴업하는 일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고 옳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휴교나 휴업은 '경계' 단계에서 작동하는 방안이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과 반대되는 의견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역시 "메르스는 전염률이 낮고 학교와 메르스가 무관하다"며 휴교 조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종플루 유행 당시 사례와 관련해서 김 이사장은 "신종플루는 학동기 아동 사이에서 주로 발생했고, 학교가 감염 전파의 온상이어서 휴교, 휴업령이 타당했지만 메르스는 다르다"며 "아이가 있는 경우 자가격리를 잘 지키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교육부에 격리 대상 학생·교사의 명단을 제공했으며, 학교가 자가격리 대상자를 조회·확인할 수 있도록 해 해당자가 학교에 올 수 없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감염자와 격리자를 비롯해 사망자까지 늘고 있는 마당에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이날 오전 5시를 기준으로 발표한 격리 대상자 수는 136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격리자 103명과 자택 격리자 1261명을 합한 것으로, 전날 791명에서 하루 만에 573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52명은 격리가 해제돼 현재 격리 대상은 1312명으로 집계됐으며, 감염 의심자 398명 중 30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