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한 프로그래머가 '메르스 확산 지도' 웹페이지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설된 이 사이트는 전국 지도에 메르스가 발생한 지역이 표기된다. 표시 지역에 마우스를 갖다대면 해당 병원명과 주소, 메르스 확정일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구체적인 이름과 지역이 공개된 병원 수는 14곳으로, 지난 3일 보건당국이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것으로 밝힌 병원 수와 일치한다.
이 사이트는 네티즌들로부터 각 병원과 관련한 증언을 모으고 있으며, 정보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증빙 가능하거나 언론에 보도된 자료만 이메일을 통해 접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사실이 아닌 루머를 증언할 경우 다른 네티즌들이 신고할 수 있도록 보완 장치를 만들어 5번 이상 루머 신고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삭제된다.
아울러 루머 신고는 페이스북 로그인을 전제로 해 무분별한 신고를 방지하는 2차 보완 장치도 마련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관리자는 사이트 공지 사항에서 "이 사이트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 정보는 격리 및 방역이 가능한 병원들이므로 해당 병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경로를 보시길 부탁드린다"며 '뉴스에 뜨는 정보는 직접 모으고 있는데 혹시나 빠뜨리는 정보가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시면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확산 지도'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메르스 관련 병원 정보는 해당 병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반면 확산 지도를 환영하는 이들은 공익적 정보가 메르스를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현재 '메르스 확산 지도'는 SNS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이에 따른 정부의 대응 방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