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관련해 경제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서울시 메르스 긴급회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경환 부총리는 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최고경영자 강연회에서 "최근 메르스 발생과 관련해 소비, 투자 심리 위축 등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메르스 확산을 막고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 가용인력과 수단을 총동원 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점검해 신속 대응하겠다"며 국민을 상대로 과도한 불안감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 투자 등 기업활동과 관련한 지표들은 등락을 반복해 아직 회복세가 공고하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또 "엔저와 유로화 약세가 장기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교역이 둔화돼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중국경제 부진, 그리스 재정위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하방 위험을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경제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들로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환율 등 외부변수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안정을 지원하고, 구조적 부진 요인을 점검해 중장기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맞춤형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중견기업의 기술혁신 역량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지원 비율을 내년까지 18%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중견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입 초기에는 단기간에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성장단계에서는 중장기 핵심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맞춤형 R&D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맞춤형 R&D 프로그램은 1단계에서 개발 기간이 2년 이내인 연구에 최대 10억원을 지원하고, 2단계에서는 개발 기간이 5년 이내인 연구에 최대 7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방향을 담은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을 오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한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메르스 관련 범정부 긴급회의를 소집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회의 소집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대답하기 어렵다는 듯 손을 들어 보이며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메르스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된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