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눈앞..최후의 승자는?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눈앞..최후의 승자는?
  • 정수인 기자
  • 승인 2015.11.0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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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면세점 결과 발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SK, 롯데, 신세계, 두산 등의 대기업들이 '상생'과 '관광' 등을 내세우며 면세점 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면세점시장 규모는 지난 2006년만 해도 약 2조2496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7조8000억원대까지 성장하고, 경기가 불황일 때 매출이 2~3%로 낮아지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와 달리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황금알로 불릴만큼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허가기간이 끝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워커힐면세점으로 각각 12월 22일, 12월 31일, 11월 16일로 규모는 총 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1차 대전에 참가했던 일부 기업들은 2차 대전에 불참의사를 드러냈다. 이랜드그룹은 일찌감치 특허 유치전에 불참의사를 밝혔으며, 지난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획득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연말 추가 특허권 획득에 나서지 않는다. ‘유통 빅3' 중 한 곳인 현대백화점은 현재 면세점 유치보다 올해 추진해야 하는 백화점 개점 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가을대전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은 신세계를 비롯해 롯데와 SK네트웍스, 두산그룹 등 4파전으로 압축됐으며, 이번 대진표는 ▲롯데 소공점vs신세계vs두산 ▲SK네트웍스 워커힐vs신세계vs두산 ▲롯데 월드타워점vs신세계vs두산vsSK네트웍스 ▲부산 신세계vs패션그룹 형지로 확정됐다.

국내면세점 1위 '롯데'
형제난에도수성작전성공?

지난 1980년 소공점, 1989년 월드타워점을 개장해 35년여간 면세 사업을 하면서 국내 면세시장을 사실상 장악해온 롯데가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는 그간 면세점 시장에서 독과점 비판을 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불거진 지배구조·일본기업 논란 등으로 인해 반(反)롯데 정서가 조성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면세점을 노리는 기업들의 도전장에 입지가 위태로워 진 롯데는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 재발로 인해 ‘사면초가'에 빠졌다.

그러나 롯데로서는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두 곳 중 한 곳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롯데 소공점은 1조9763억원의 매출을 올려 서울시내 6개 매출액 4조3502억원 중 45.4%를 차지하며 국내 면세점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매출은 떨어지지만 지난해 4820억원을 벌어들인 월드타워점은 앞으로 롯데 그룹이 사업을 이어가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곳으로 알려져 있어 무조건 지켜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지난 9월 23일 시내 면세전 입찰전 참여를 공식화하며 "오는 2016년부터 향후 5개년 간 외국 관광객 1300만명을 직접 유치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전 2020'을 발표했다.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5년 간 29조원의 외화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서울 관광 지역내총생산(GRDP)의 20%에 해당하는 19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9만6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년 면세점 운영 'SK'
총수귀환으로수성·공성 달성?

지난 1992년 워커힐면세점을 개장한 SK 네트웍스는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지지를 바탕으로 워커힐 수성과 함께 동대문 신규면세 유치에 도전장을 냈다.

워커힐면세점은 한강 조망, 라이프스타일 쇼핑, 카지노 등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융합한리조트 이미지로 인식, 중국 관광객의 선호도와 로열티가 높은 강점을 지니고 있어 SK네트웍스는 수성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1000억원을 들여 워커힐점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워커힐면세점 매출은 2630억원으로 2013년의 1880억원과 비교해 40% 증가했다. 2011년 이후 꾸준한 매출액 성장세를 나타내며 서울 시내 전체 면세점 매출 기준 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또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입지로 선정해 지역의 특성을 살려 ‘K컬처'의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한류 쇼핑메카로 구축하고 ‘선순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해 오는 2020년 13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과 동대문 면세점 두 곳의 특허권을 딸 경우 총 8200억 원의 투자를 할 계획인데 이 중 면세점 구축과 운영자금으로 5800억원을, 지역사회와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위한 사회원환자금으로 2400억원을 쓰겠다"고 밝히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 '공성'-부산 '수성'
패자부활전 '신세계'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신세계'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며 지난 7월 면세점 사업권 도전에서 손상됐던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은 부산 면세점 특허를 지키면서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신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내세웠다. 롯데 소공점과는 걸어서 5분 거리에 불과할 만큼 두 기업간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신세계는 부산 시내 면세점도 기존 파라다이스 호텔(6940㎡, 2100평)에서 확장된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8600㎡, 2600평)를 선정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프리미엄 아울렛 등을 85년간 유통·운영해온 역량으로 관광 활성화와 고용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전망이며 부산 면세점은 첫 도전장을 내민 패션그룹 형지와 맞붙게 된다.

동대문터줏대감 '두산'
다크호스로떠오르나

이번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제일 먼저 출사표를 던진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두타)를 앞세우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주사인 ㈜두산에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면세점 유치 전쟁을 위한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유커 유치 및 쇼핑 명소화 ▲동대문 의류산업 부흥 ▲국산품 판로 확보 등 3가지 트랙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유통업에서 손을 떼고 거의 모든 계열사가 중공업과 산업제 중심이 된 두산이 느닷없이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불만닷컴의 취재 과정에서 "두타 쇼핑몰을 16년간 운영해 온 노하우가 면세점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며 "동대문에 연간 7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고 있어 면세점이 들어오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동현수 두산 사장은 지난 10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면세점 사업으로 5년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최소 500억원을 환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번에 면세점 운영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관세청이 오는 11월 특허심사위원회를 거쳐 사업장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누가 면세점 황금티켓을 거머쥘 지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데일리팝=정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