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가 용산‧대전 화상경마장에 이어 김포 물류단지 내 화상경마장 건립 추진을 강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용산·대전·김포 지역주민들과 참여연대 연합 기자회견이 23일 과천 마사회 본사 앞에서 열렸다.
이번 연합기자회견에서는 마사회의 즉각적인 용산과 대전 화상경마도박장의 폐쇄와, 김포에 새로 입점하려는 시도 중단, 문재인 정부의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공약 조속 이행 등이 언급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용산과 대전 지역주민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해결 촉구로 인해 지난 대선에서 화상 경마도박시설 진입금지를 선거공약집에 담은바 있다.
아라뱃길 新화상경마장 설립 추진
주민 동의없는 '불통' 설립추진
마사회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용산·대전 화상경마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포 아라뱃길에 신규 화상경마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용산과 대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화상경마장은 주변을 슬럼화로 만들고,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는 등 수많은 생활환경 악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만큼, 기존에 발생한 문제에 대한 해결없이 새로운 시설을 건립하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김포 물류단지의 경우 물류산업 증진과 산업기반 조성을 위해서 주민 토지를 강제 수용하여 개발한 곳인데 김포시차원에서 나서 도박장 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다.
김포시는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경우 25~36억 원 정도의 세수 확보와 200~300명의 일자리 창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입장은 다르다.
화상경마장 인근에 위치한 고촌에 거주하는 김모씨(41·여)씨는 "첫째와 둘째가 고촌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데 화상경마장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가 고촌이다 보니 (화상경마장에서)유입되는 사람들로 인해 문제가 생길까 무섭다"며 반대의 뜻을 보였다.
고촌 이장단 중 과반 이상도 반대를 표하고 있다. 최근 아라뱃길 터미널에 건설 예정인 화상경마장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포시 세정과에서 직접 나와 설명을 했는데 왜 화상경마장 설립에 동의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포 세정과 직원에게 "(화상경마장에서) 세수를 거둬 가면 어디에 사용되며, 지역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문했더니 "세수는 시에서 쓰는 것이고 고촌에는 복지시설을 해줄 것이다. 과천경마장도 과거에는 논란이 됐지만 지금은 괜찮지 않느냐"고 답했다는 것이다.
세수확보·일자리 창출
주민과 엇갈린 입장차
김포시는 아라뱃길 화상경마장 허가 이유와 관련해 25~35억 원 정도의 세수확보와 200~300명가량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세금의 일정부분을 복지사업 투자에 쓰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포시의 말처럼 긍정적인 효과만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날 연합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왕룡 김포시 의원은 "화상경마장은 사행성 사업으로 도박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며 "(김포시에서)25억 세수 확보를 말하고 있는데, 인근 물류단지 기업체들에서 이에 맞먹는 세수 확보가 가능한 상황에 굳이 기업을 내쫓고 사행성 사업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시의원은 "일자리 창출의 경우에도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이 아닌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화상경마장이 들어올 시 도박 실패로 낙담해 방황하는 알코올중독자나 노숙자가 생길 위험이 있다"면서 국민을 상대로 하는 도박 산업을 김포시라는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주도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용산 주민들은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운동을 돌입한지 1500일이 되는 6월 9일경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용산 대책위의 도박장 폐쇄 운동 자료집과 주민들의 편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