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이색종목 특집⑦] 인도의 전투 술래잡기 '카바디', 억대연봉의 한국선수가 있다? 
[아시안게임 이색종목 특집⑦] 인도의 전투 술래잡기 '카바디', 억대연봉의 한국선수가 있다? 
  • 배근우
  • 승인 2018.09.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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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에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메달을 수확하는 기적을 보여준 카바디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유난히 생소한 종목에 메달 수확이 생겨 잔잔한 감동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의아함을 줬다. 술래잡기 같으면서도, 피구같이 그어진 선을 넘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으로 생소한 종목인 ‘카바디’를 보게 됐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이름’ 조차 낯선 종목들이지만 국가대표 태극전사들은 국가의 협소한 지원과 국내에서의 좁은 저변, 그리고 많이들 알아주지 않을 거라는 무관심 속에서도 국가대표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귀중한 메달을 수확해내게 됐다. 비인기 종목의 메달 신화를 보여준 종목이자, 인도에서 시작된 고대 운동 ‘카바디’에 대해서 알아보자. 


카바디 (Kabaddi, कबड्डी.) 
- 플레이 인원: 팀 인원은 12명이며, 경기는 7명 참여 (7vs1)
- 종주국: 인도
- 유래: 인도 고대 서사시 ‘바가바드 기타’에 등장하는 두 부족 간 전쟁에서 유래. 7명의 적에게 포위돼 전사한 이를 기리어 만든 운동으로 고대 인도 병법에서 기원한다.

 

(출처: 아시안게임)
카바디 유니폼을 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 바웨안사슴 종인 '아퉁'(Atung)’ (출처: 아시안게임)

관람 포인트
양 팀 각 7명이 전.후반 40분 동안 경기가 펼쳐지는 단체전 경기로 카바디의 경기 스타일로는 전통 스타일(Kabaddi), 비치 스타일(Beach Kabaddi) 그리고 원형 스타일(Circle Kabaddi) 이렇게 3가지 형태가 있다. 

경기방식은 1명의 공격하는 선수가 있고, 7명의 방어하는 상대편 선수가 대치된 상태에서 공격하는 1명의 선수가 상대 선수를 터치하면 득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조금 복잡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으나 경기를 보게 되면 금세 적응할 수 있다. 

(출처: 뉴시스)
이란과 대한민국의 카바디 경기 (출처: 뉴시스)


다수에 해당하는 7명의 수비수 역시 공격 선수를 터치해 득점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격투기 스타일의 술래잡기’ 라는 말처럼 상대와 겨루는 다양한 기술과 체력이 요구되며, 거친 경기방식 때문에 선수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호신 적인 기술들이 경기에서 많이 보이기도 한다. 

먼저 공격 선두권을 잡은 팀에서는 ‘침입자(raider)’라는 1명의 공격수를 상대 팀 진형으로 보내 ‘숨을 멈춘 상태에서’ 상대 팀의 선수들을 터치하거나, 붙잡은 뒤 다시 진영으로 돌아와야 득점을 취할 수 있다. 실제로는 선수가 숨을 참을 수 없으니 끊임없이 “카바디 카바디 카바디”라고 외쳐줘야 하며 의도적으로 늦게 외치면 파울(-1점)을 먹는 게 경기의 규칙이다.

(출처: 뉴시스)
이란 선수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중인 한국선수들 (출처: 뉴시스)

여기서 상대 팀 전체가 퇴장 당하면 추가 2점을 얻으며 40분의 경기가 끝날 때쯤 점수가 높은 팀이 최종 승자가 되어 경기에 우승하게 된다. 경기가 종료 됐는데도 동점일 시 연장전 전-후반 5분씩 경기를 더 진행하게 된다. 

카바디 역사 


‘카바디’는 힌두어로 “숨을 참는다”라는 뜻으로 카바디의 정확한 기원은 ‘타밀 나두(Tamil Nadu)’에서 유래했다는 이론과 함께 약간의 논쟁의 여기가 있다. 최초의 카바디 경기는 인도 아대륙의 남부 ‘타밀나두’에서 열렸다. 타밀 나두의 ‘야다바족’들에게 인기 있었던 카바디는 인도의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첫 언급이 나오게 되는데, 인도 최고의 신 크리슈나(Kishna)가 젊은 시절 카비디를 즐겼으며 카바디를 이용해 적들을 몰아냈다는 설화가 있다. 또한 고타마 싯다르타(부처)가 카다비를 즐겼다는 설화도 있다.

이러한 상충된, 모호한 주장과 설화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1920년에 ‘카바디’ 종목을 처음으로 조직해 대회를 만들었으며, 1938년 ‘인도 올림픽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1950년에는 ‘All-India Kabaddi Federation(인도카바디연맹)’을 설립했다. 
1951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카바디를 시범종목으로 처음 채택하면서 ‘경쟁 스포츠’ 로써 대중화 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한국의 억대연봉 카바디선수  

2018년 자카르탐-팔렘방 아시안게임의 한국 카바디 국가대표 주장인 ‘이장군’ 선수는 인도의 프로카바디 리그에서 활동 중이다. 그의 팀은 ‘뱅갈 워리어스’ 로 2017년 리그 1위 팀의 에이스 ‘침입자(공격수/raider)’ 이며 억대 연봉을 받는 첫 한국인 선수다. 

2014년에 최초 프로리그가 설립된 '인도 카바디 프로리그'의 1위팀인 '뱅갈 워리어스'의 대표적 선수로 큰 인기를 누리는 이장군 선수 (출처: 뱅갈 워리어스)
2014년에 최초 프로리그가 설립된 '인도 카바디 프로리그'의 1위팀인 '뱅갈 워리어스'의 대표적 선수로 큰 인기를 누리는 이장군 선수 (출처: 뱅갈 워리어스)

이장군 선수의 첫 인도행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국내에서 카바디를 훈련할 여건이 되지 않아 인도 국가대표들을 상대하고 연구를 하고자 무작정 인도로 떠났다고 하며, 첫 팀은 ‘콜카타’ 팀으로 이장군 선수는 당시 3개월 계약금 300만 원밖에 받지 못하면서 어렵게 선수 생활을 했다고 한다. 오직 카바디 하나만을 보고 낯선 인도 내에서의 인종차별과 무시를 이겨내고 억대 연봉선수가 된 이장군 선수의 노력이 눈에 띈다. 

한국의 저변 

카바디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며,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우리나라 국가대표가 출전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다. 


2014년 인천대회에서 남자 대표팀이 동메달을 땄으나, 실업팀이 창단되기에는 여전히 인지도가 낮았으며 카바디를 수련하기 위한 전용 구장조차 없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대한민국 카바디 국가대표들 (출처: 뉴시스)

또한 대한카바디협회는 2007년에 설립됐으나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이번 2018아시안게임에서 선수촌 입소와 결단식, 개회식 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카바디협회와 한국 국가대표들은 이번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종주국 인도를 제압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패배를 당한 인도를 본 관중들은 충격에 가시질 않았다. 아쉽게도 이란에 패배해 은메달에 그쳤지만, 실시간 방송 중계조차 주어지지 못한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값진 결과를 만들어낸 카바디 국가대표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성적을 이루어 냈다.

값진 2위를 만끽하고 있는 카바디 국가대표들 (출처: 뉴시스)

카바디 국가대표들은 전용 경기장, 카바디 실업팀이 없어, 국가대표 선수 12명 중 10명은 인도 리그에서 맹활약 중이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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