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정부가 쏘아 올린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국제 무대로 넘어가며 갈등 양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한·일 양국간엔 제품 불매 운동이나 혐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 세계무역기구(WTO)이사회에서는 정식 의제로 올려져 국제 사회 앞에서 한·일 격돌이 벌어질 전망이다.
7월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논의된다. 이를 둘러싼 우리나라와 일본의 치열한 국제 여론전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상통'으로 불리는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대표로 나선다. 일본의 조치가 WTO 협약에 위배 된다는 점을 강조해 국제 사회의 공감을 이끄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반면, 일본 측은 기존 주장대로 이번 조치는 수출 규제가 아니라 자국 수출 관리를 위한 정당한 절차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이사회에서 의제로 논의돼도 국제사회의 구속력 있는 조치는 없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세계 무역 질서를 어지럽히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WTO 제소를 위한 국제 사회의 지지와 명분을 얻는 공론화 장소로 활용하는 데 의미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1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강경 대응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상호의존과 상호공생으로 반세기 간 축적해온 한일 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우리가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를 엄중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밝혔다.
7월 22일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지금까지 많은 산업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산업경쟁력 확보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며 정부와 경제계를 독려했다.
또 정부는 지금의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혁신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열린 '2019 세법 개정안 당정협의'에서 일본 수출규제 소재·부품 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등에 대해 세제지원을 강화한 세법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지난 7월 4일,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자정을 기해 일본 업체가 생산하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한국 기업에 수출할 때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제재를 시작했다.이로 인해 한일 양국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