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죽 대세, '원물 살려 맛 더했다'...업계 1위 경쟁, '비비고 죽'VS'양반죽'
파우치죽 대세, '원물 살려 맛 더했다'...업계 1위 경쟁, '비비고 죽'VS'양반죽'
  • 임은주
  • 승인 2020.02.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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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죽이 환자식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1인 가구 등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으며 일상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과거 용기에 담겨 소용량으로 판매되던 상온죽 시장에 원물의 질감을 제대로 살린 '파우치죽'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죽 시장의 선두권을 향한 레이스가 뜨겁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즉석죽 시장 규모는 885억원으로 전년 707억원보다 25% 성장했다. 이는 불과 3년 전인 2015년 41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에는 CJ제일제당 '비비고 죽'과 동원F&B '양반죽'의 역할이 컸다.

특히, 비비고 죽 출시 이전에 파우치 죽 시장은 상품죽 시장의 6% 비중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비고 죽 출시 후 파우치 죽은 지난해 1분기 24%, 2분기 29%, 3분기 35%에 이어 4분기에는 47%를 기록하며 거의 절반가량까지 비중이 커졌다. 비비고죽은 파우치죽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압도적 비중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파우치 죽은 용기죽보다 얇아 열처리를 최소화해 살균 시간을 줄여 자연스럽게 밝은 색과 원물의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파우치 형태는 편의성과 함께 살균 시간 단축으로 레트르트(간편식)제품 특유의 냄새를 줄이는 등 연구 개발도에 성공했다.

파우치 죽은 기존 용기형태에 담긴 소용량 일변도에서 벗어나 상온죽의 대용량화로 재탄생되며 죽이 요깃거리에서 벗어나 당당히 한 끼 식사로 자리 잡도록 했다. 용기죽은 소용량으로 남자 소비자들로부터 양에 대한 불만이 있어 왔다. 파우치 형태는 용량과 재료 등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어 프리미엄 제품 제조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상온 비비고죽을 출시하며 죽 시장에 뒤늦게 뛰어 들었다. 하지만 그 성장세는 무섭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죽' 개발을 위해 햇반 등 쌀 가공 분야 및 상온 HMR 제품 전문가인 6명의 죽 연구개발팀을 꾸리고, 쌀·육수·원물 세 가지에 연구를 집중해 꼬박 1년 동안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죽은 출시 이후 전체 죽 시장의 34.2%(지난해 11월 기준)를 차지하며 '양반죽'(43.9%)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비비고 죽은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3000만 개를 돌파했으며, 누적 매출 8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에는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동원F&B '양반죽'(위), 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사진=각 사)
동원F&B '양반죽'(위), 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사진=각 사)

동원F&B는 지난해 7월 양반 파우치죽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죽을 미리 끓여놓고 용기에 담는 것이 아니라 쌀과 각종 원재료를 함께 끓여내는 '가마솥 전통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갓 만들어낸 품질의 죽을 담아낼 수 있어 쌀알이 뭉개지지 않고 식감이 살아있으며,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동원F&B는 1992년 죽 브랜드 '양반죽'을 출시하며 20여년간 죽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다. CJ제일제당이 파우치 죽으로 시장 점유율을 무섭게 치고 올라오자 동원F&B는 지난해 재빨리 파우치 죽 제품을 내놓았다. 출시 이후 월평균 30%씩 성장하며 죽 시장의 리딩 역활을 유지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전문점 메뉴 중심의 파우치죽 라인업 확대를 통해 상온 파우치죽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상품죽과 전문점 죽을 아우르는 연간 5000억원대 죽 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연내 전문점 메뉴의 비비고 파우치죽 2종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9종류의 파우치 죽이 있다.

정영철 CJ제일제당 비비고죽 마케팅 담당 부장은 "상온 HMR 기술력 기반의 차별화된 맛 품질이 소비자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왔다"며 "올해 비비고 죽을 1000억원대 메가 HMR 제품으로 키우며 시장 1위 달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6종류의 파우치 죽이 있으며 아직 신제품에 대한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오뚜기와 본죽 등도 파우치 죽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뚜기는 '오즈키친 파우치죽' 4종을 지난해 11월 출시했고, 본죽은 지난 12월 4종의 파우치죽을 선보였다.

업계는 파우치죽이 대세로 자리 잡아 가면서 20년간 죽 시장 1위를 지켜 온 동원F&B를 CJ제일제당이 누르고 죽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CJ제일제당이 현재 죽 시장을 이끌고 있는 파우치죽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기도 하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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