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 역시 2020년 가정 간편식 식품군을 확대하며 투자도 늘리고 있다.
동원그룹은 동원F&B와 동원 홈푸드를 중심으로 HMR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양반죽은 20년째 죽 브랜드 1위 답게 HMR 분야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동원은 양반 이외 개성왕만두, 혼술족을 위한 '심야식당', 온라인 전문몰 '더반찬' 등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용기죽 시장 '절대강자' 동원F&B
냉동만두&안주 시장도 공략
동원F&B는 지난 28년간 용기죽으로 국내 죽 시장을 이끌어 왔다. 양반죽은 지난 1992년에 국내 최초의 죽제품인 '동원 참치 죽'을 출시하며 죽의 대중화에 나섰다. 지난 2001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전체 죽 시장에서 43.5%(2019년 기준)을 차지하며 20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양반죽이 처음부터 죽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정식 제품은 아니었다. 처음엔 참치캔으로 유명한 동원F&B가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개발한 제품 중 하나로 초반 실적도 주목도도 낮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면서 국내에 웰빙 트렌드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건강한 식품에 관심을 보이자, 동원F&B는 영양이 풍부한 죽 시장 가능성을 보고 2001년 '전복죽'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복죽은 출시 당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양반죽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후 동원은 야채죽, 쇠고기죽, 호박죽, 단팥죽 등 2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내놨으며 환자식 개념이었던 죽에 맛과 영양뿐 아니라 섭취가 간편한 HMR 제품으로 소화하고 있다.
또한 죽 제품에 상온에서 ‘바로 먹어도 맛있는 죽’으로서 제품 활용도를 높인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국내 상온죽 시장 국내 상온죽 시장은 용기죽인 양반죽을 중심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해 올해 1200억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용기죽에 이어 파우치죽 시장이 현재 월 20억원 규모로 점차 성장해 나가고 있다.
동원의 용기죽 판매량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파우치죽 판매량이 늘면서 동원의 전체 상온죽 판매량은 증가했다. 실제 동원에 따르면 '양반 파우치 죽'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월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동원F&B는 파우치 죽을 상온 죽으로까지 확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근 동원F&B는 개성만두 브랜드로 만두시장의 강자로도 자리 잡았다. 지난 2008년 '집에서 손으로 빚은 것 같은' 크기가 큰 고급 컨셉의 만두인 '개성왕만두'를 선보이며 만두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16년 새우 통살을 담은 '개성 왕새우만두'를 출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개성왕만두는 국내 왕만두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혼술족을 위한 브랜드 '심야식당' 라인도 있다. 지치고 힘든 하루의 끝에 맛있는 음식으로 손님들을 위로해주는 식당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해당 제품은 총 8종으로 구성됐고 1~2인분 용량으로 트레이에 담겨 있어, 전자레인지로 데우는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
심야식당의 주요 인기 품목은 ‘뼈없는불닭발’, ‘불막창’, ‘치즈불닭’, ‘매콤오돌뼈’ 등이다. 심야식당은 앞으로 안주 영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냉동 간편식 전체로 확장해 술안주와 야식을 통합하는 냉동 간편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동원홈푸드, 직접 조리하는 신선 HMR '더반찬'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더반찬’은 올해로 오픈 1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신선 가정간편식(HMR) 전문 온라인몰이다. '더반찬'은 타 HMR 온라인몰들과 달리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 집밥과 같은 품질을 구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더반찬'의 조리센터인 DSCK센터는 일일 300여 종, 연간 1000여 종의 HMR 메뉴를 조리할 수 있으며, 하루에 약 3만개까지 조리가 가능하다. 메뉴 개발은 10여 명의 셰프들로 구성된 메뉴개발팀에서 표준 레시피를 만들고, 제조는 더반찬 조리센터에서만 약 10년 간 조리해온 20여 명의 조리장의 지도 아래 100여명의 조리원이 직접 300여개의 메뉴를 만든다.
'더반찬'은 표준레시피를 기준으로 집밥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제품을 조리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한다. 쇠고기된장찌개, 설렁탕 등 국메뉴, 쇠고기옛날간장조림, 진미채, 등 반찬 메뉴, 다양한 세계 요리 상품과 함께 디저트 류까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차림'이라는 건강식 카테고리를 통해 '저염식', '보양식'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또한 포장이나 배송 등의 과정도 기계화와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과 신속성을 확보해 안전한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DMPS를 도입해 고객의 주문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담아 배송할 수 있다. 일일 최대 1만 건의 주문량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더반찬은 고객으로부터 주문이 접수된 당일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7시 사이에 상품을 배송하는 '수도권 새벽 직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올해 정기배송 식단 등 다양한 맞춤형 '구독경제' 상품 구성 강화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신선 HMR 메뉴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HMR 연구 투자 비중 늘려...R&D경영 본격화
동원은 매년 HMR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동원F&B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하던 '동원식품과학연구원'(식품연구소)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본사로 이전했다. 본사 건물 2개 층에 약 150억 원을 투자, R&D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연구인력 확보와 함께 R&D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강남 연구소는 연구원들이 실험 및 개발에 집중하도록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했으며 최적화된 소규모 Plant(공장) 설비와 품질안전을 위한 신규 분석기기로 R&D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연구소와 협업이 필요한 마케팅, 생산 등 유관부서와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소통과 업무 속도 등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황병민 동원F&B 마케팅 과장은 올해 중점 사업으로 "동원F&B는 참치캔, 상온죽, 냉동만두 등의 신제품과 마케팅 강화에 집중"하며 "이와 함께 대체육 비욘드미트 브랜드의 라인업을 늘리는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올해 HMR 소비트랜드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의 HMR 식품과 더불어 온라인 HMR 구독시장이 형성되며 전체 HMR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