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음식 배달 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이 새로운 요금체계인 '오픈서비스'를 시작했다고 4월 1일 밝혔다. 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진행을 감행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실시 당일인 4월 1일부터 점주들의 불만은 터져나오고 있다. 점주들의 불만은 무엇이며, 기존의 요금체계와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더불어 배달의민족의 오픈서비스가 점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이 새롭게 선보이는 오픈서비스는 주문 성사 시 배달의민족이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체계다. 주문자와 매장까지의 거리를 기준으로 ▲1구간=0~1.5㎞ 이내 ▲2구간=1.5~3㎞ ▲3구간=3㎞으로 나눠 가까운 곳일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는 것이 오픈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거리에 따라 부과되는 점수가 높다고는 하지만 구간별 점수만으로 상위노출이 결정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상위노출을 원할 경우 주문 최소율과 재주문율 등이 반영된 '선호도'와 '쿠폰 제공 여부' 등이 합산된다. 여기에 신규 등록한 점포를 위한 '신규 점수'까지 더해져, 해당 기준들을 모두 합산해 높은 점수를 취득한 점포만이 배달의 민족 앱의 오픈서비스에서 상위 노출 될 수 있다.
기존의 광고 방식이었던 '울트라콜'의 경우 자금력이 있는 일부 점주들이 광고를 독점한다는 일명 '깃발 꽂기' 논란이 계속되자 새로운 카드를 제시한 격이다.
깃발 꽂기 논란은 월 8만 8000원의 정액 광고료를 기반으로 한 울트라콜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또 다른 광고 방식인 '오픈리스트' 하단의 '울트라콜 영역'에 고정 노출되는 울트라콜은 고객이 접속한 위치로부터 가까운 가게부터 차례로 노출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일부 점주들의 경우 자본력이 있는 일부 점주들이 자신의 가게 인근 지역까지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하며 배달의민족 앱 내에 중복으로 노출되게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월 1000만 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불하고 깃발을 200개 이상 꽂는 업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배달의민족 앱 화면에서 노출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주문 증가 효과도 누릴 수 없었다.
이때 오픈서비스의 도입으로 일부 점주들의 상호가 중복 노출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영세 업체의 수수료 부담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수료 기반의 오픈서비스 영역이 확대 노출되고, 울트라콜은 3개 이내로 제한되며 하단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일수록 요금제 개편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고 우아한형제들은 설명했다. 오픈서비스의 수수료는 5.8%로 책정됐다. 이는 기존 울트라콜 수수료(6.8%)보다 1%p 낮춘 수치다. 국내 관련 업계 통상 수수료율인 13.1%(공정거래위원회 조사)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로, 전세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입점 업주의 52.8%가 배달의민족에 내야하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며 "개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거나 연매출이 3억 원 이하인 영세 업주의 경우엔 약 58%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깃발 개수가 제한되며 '광고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음식 맛이 좋은' 가게의 배달 주문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도 우아한형제들은 오픈서비스의 도입으로 신규 카테고리에 가게 노출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신규 업주의 광고비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에는 1인분 카테고리 등 별도 코너에 입점하려면 광고 상품을 따로 구입해야 했지만, 오픈서비스에 등록한 업체는 앱 내의 메뉴별 카테고리와 1인분 카테고리 등에 자동 노출된다. 제철 음식 기획전, 전복요리 특별전 등 수시 기획 코너에도 노출된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곳과 가깝고 재주문이 많은 가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가게가 많게는 수십개씩 노출되던 현상을 더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번 요금체계 도입을 통해 이용자 개개인의 선호 가게와 메뉴 노출 우선 순위도 설정할 수 있게 되며 이용자의 만족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광고 방식이었던 울트라콜이 유명무실해지며 수수료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많은 점주들은 "울트라콜이 오픈서비스 카테고리 하단으로 내려가며 울트라콜의 의미가 없어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러한 불만은 실제 오픈서비스 실시 당일인 4월 1일부터 터져나왔다.
배달의민족은 오픈서비스 이전 오픈리스트와 울트라콜이라는 광고 방식을 운영하고 있었다. 두 광고 상품 모두 상단 노출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오픈서비스는 각 카테고리의 가장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지역 신청업체가 3곳 이상일 경우 무작위로 노출되는 방식이다. 가입비용은 무료지만, 주문이 발생될 경우 주문금액의 6.8%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광고상품이다. 반면 울트라콜의 경우 정액제 광고상품으로, 월 8만 8000원을 지불할 경우 울트라콜 영역에 업소가 노출되는 상품이다. 울트라콜 영역은 오픈서비스 영역 하단에 위치해 있지만, 기존 오픈서비스의 노출 점포 개수가 3개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울트라콜의 노출에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오픈서비스가 오픈리스트로 변경될 경우 많은 변화가 생긴다. 우선 노출 개수가 3개로 제한됐던 오픈리스트와는 달리 오픈서비스의 경우 노출 개수에 제한이 없다. 자연스럽게 그 아래 노출되는 울트라콜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수수료 정책은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울트라콜 서비스 개당 월 8만 8000원을 지불하던 정액제 방식에서 총 주문금액의 5.8%를 지불하는 정률제로 변화하며 광고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대행업체를 사용하는 데 따른 수수료와 최소 3.3%의 카드 대행수수료도 별도로 붙는다. 점주들은 "도합 약 10%에 달하는 수수료가 결코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에 "비용이 늘어나는 업소도 있고, 줄어드는 업소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월 24만 원으로 깃발 3개를 꽂아 배달의민족에서 매출 300만 원을 올리던 업주는 수수료 체계에서는 17만 4000원(300만 원x5.8%)으로 부담이 줄어든다. 이렇게 비용이 줄어드는 업소가 전체의 52.8%에 달한다"고 답했다.
또한 울트라콜이 사실상 폐지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희 플랫폼을 이용한 주문이 들어올 때에만 플랫폼 이용료를 부담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기에 오픈서비스가 주 요금제가 될 것"이라 답하기도 했다.
한편 배달의민족은 지난 3월 초부터 입점 업소를 대상으로 오픈서비스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 입점 업소 14만여 곳 중 10만여 곳이 오픈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