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유통업계가 150만 '비건(Vegan)' 소비자들을 위해 간편식 라인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채식 라면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만두에 볶음밥까지 한 끼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 제품들을 비건 라인으로 선보이며 국내 비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비건이란 동물성 재료를 일절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뜻하며, 이들은 까다로운 식생활을 통해 자신의 윤리적·사회적 가치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국내 비건 소비자들은 2008년 15만 명에서 2018년 150만 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10년 사이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는 총 인구의 2~3%에 달하는 수준으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은 많지 않은 탓에 유통업계의 활로로도 손꼽히고 있다.
특히 1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간편식 시장에 비건을 녹여낸 제품들의 출시도 눈에 띈다. 앞서 편의점 업계에서도 비건 소비자를 위한 간편식 제품들을 줄줄이 선보이며 비건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끔 한 바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편의점 업계 중 처음으로 비건 소비자를 위한 간편식 제품을 출시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100% 순 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였다. CU의 채식주의 간편식 상품에는 통밀이나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고기가 사용했다. 파스타에도 달걀, 우유, 버터가 들어가지 않고 소스에도 동물성 성분은 완전히 뺐으며, 가격대도 기존 편의점의 간편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부담을 낮췄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 11월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와 손잡고 식물성 대체 육류 '언리미트(Unlimeat)'를 활용한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언리미트는 현미, 귀리와 견과류를 재료로 단백질 성형 압출을 가해 고기의 식감, 맛을 재현한 제품이다. 소고기보다 칼로리, 나트륨이 적은 반면 단백질은 2배 이상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갈비맛과 김치맛 등 2종으로 구성된 '언리미트 만두'를 선보이고, 100% 식물성 콩단백질로 만든 고기를 사용한 '콩불고기버거'와 '버섯콩불고기김밥' 등을 줄줄이 내놓기도 했다.
대형 식품업계에서도 비건 소비자들을 노린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관련 사업에 발빠르게 대응 중에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19년부터 채식 라면인 '채황'을 선보이더니, 최근에도 간편식 라인업을 나날이 확장시키고 있다. 감자전분을 활용한 면과 된장을 활용한 스프, 건더기 역시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육류를 넣지 않고도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만두와 볶음밥으로도 관련 라인업을 확장시켰다. 오뚜기는 8월 11일, 채소 원료만을 엄선해 만든 ▲그린가든 만두 ▲그린가든 카레볶음밥 ▲그린가든 모닝글로리볶음밥을 출시했다. 세 제품 모두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으로, 한 끼 식사를 시간 들여 챙기기 어려운 비건 소비자와 기존 비건 제품들의 가격대가 부담스러웠던 1인가구들을 위해 제품을 확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