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이 집밥을 직접 해먹을 때 가장 곤혹스러운 건 역시 메뉴 걱정이다. 매일매일 시간이 드는 메인 요리를 해먹기는 부담스럽고, 간편하게 해먹자니 늘 비슷비슷한 식단이 만들어지기 일쑤다. 부모님은 대체 어쩜 그렇게 삼시세끼를 매일 다르게 내어주셨던 건지 존경스러워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같은 고민은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주말 등 쉬는 날에 미리 밑반찬을 만들어놓으면 적어도 평일 저녁 고민은 간편하게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밑반찬을 만들어놓으면 생각보다 오래 끼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간장고추장아찌는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해 자취생 밑반찬으로 더할나위 없다. 매운 고추로 만들면 새콤하고 매콤한 맛으로 사라진 입맛을 한 번에 되살려주는 효자노릇을 하는 반찬이기도 하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고추 300g과 간장, 식초, 설탕만 있으면 끝이다.
고추는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가볍게 씻어내 농약 성분을 없애준다. 이후 길게 올라와 있는 꼭지를 잘라내고 포크를 이용해 중간중간 구멍을 내준다. 이렇게 해야 간장물이 더 잘 배이기 때문이다. 일일이 포크질을 하기 귀찮다면 가위로 고추 끝을 잘라내는 것도 방법이다.
이후 물기를 완전히 없앤다. 이때 물기를 잘 말리지 않으면 보관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완전히 없애는 게 포인트다.
고추장아찌를 보관할 통도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리병에 보관할 거라면 냄비에 물을 넣은 뒤 병 입구를 뒤집어 그대로 가열한다. 끓는 물에 넣을 경우 유리병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가스불을 켜기 전부터 유리병을 올려야 한다. 그 상태에서 2~3분간 놔두기만 하면 열탕소독은 끝이다. 유리병이 아닌 경우 병에 소주를 넣고 여러 번 흔들어 소독하는 방법도 있다.
이제 본격적인 조리에 들어갈 차례다. 먼저 손질이 끝난 고추는 용기에 미리 넣어둔다. 이후 종이컵을 기준으로 간장과 물, 설탕, 식초를 1:1:1:1 비율로 냄비에 넣어 끓인다. 바글바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1~2분 정도 기다려 불을 끈다.
이렇게 만든 간장 소스는 뜨거울 때 고추가 담긴 용기에 부어준다. 이때 뚜껑은 바로 닫는 것이 아니라 간장 소스가 완전히 식고 난 후에 닫는다. 하루 정도 실온에서 숙성한 다음 냉장고에 넣어주면 끝이다. 냉장고 보관 5~6일 정도 후부터는 먹을 수 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양파 고추 피클을 만드는 것도 좋다. 양파와 고추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용기에 담은 후 물을 반컵 정도 넣어준다. 이후 간장과 식초, 설탕을 1:1:1 비율로 반 컵씩 만들어 두 번에 나눠 용기에 담아주면 끝이다. 간장 소스를 한 번 끓여낸 뒤 담는 것도 좋다.
소스가 잘 배도록 뒤적뒤적 해주고 하루 정도 숙성시키면 바로 맛있는 피클을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