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지난 대선·정치개입 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가 2일 출범했으나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며 정회 소동을 빚는 등 앞으로의 길이 험남할 것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특위)'는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국정조사계획서 채택, 위원장 및 간사 선임 등의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야가 특위위원 선임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불과 5분여 만에 회의가 중단됐다.
이날 특위는 연장자인 민주당 소속 특위위원인 신경민 의원 주재로 개의를 알렸지만,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관련 있는 분이 빠지지 않으면 못한다"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앞서 새누리당은 민주당 소속으로 합류한 특위위원 가운데 김현,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감금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했다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했다.
민주당도 이에 맞서 새누리당 특위위원으로 정문헌 의원이 포함된 것을 두고, "정 의원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유출 논란의 당사자이자 국민들을 현혹해 온 장본인"이라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또 김태흠 의원은 앞에 앉은 김현, 진선미 두 의원을 향해 "자격이 없는 사람, (국정원 사건의) 당사자는 안 된다"며 언성을 높였다.
같은당 이철우 의원도 "여기 들어올 자격이 없는 분이 들어왔다"고 거들었고, 반발하는 야당 의원들로 인해 장내가 소란해지기도 했다.
이어 신 의원은 "그 문제는 양 측이 다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우선 위원장을 선임하고 양 측의 얘기를 (들어보겠다). 쌍방이 다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제지에 나섰지만 김 의원은 "안 된다. 법을 만드는 사람이 법을 지켜야 한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에 맞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법은 김태흠 의원 혼자 만들라"고 소리쳤고, 같은당 박범계 의원은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말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이 개회를 선언했지만 김 의원은 계속해서 "개회가 안 된다니까 무슨 회의를 진행하냐"고 소리를 질렀고, 야당 의원들은 "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고 맞섰다.
이로 인해 장내가 어수선해지자 여당 간사로 내정된 권성동 의원이 정회를 요청했고, 신 의원의 정회 선언으로 결국 회의는 5분여 만에 파행됐다.
한편 정회 후 새누리당 권성동 간사와 민주당 정청래 간사는 비공개 협의에 들어가 의견 조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