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브원, 삼성과 다른 회장님의 ‘두 얼굴’ 곳간 관리
LG 서브원, 삼성과 다른 회장님의 ‘두 얼굴’ 곳간 관리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8.20 11:5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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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재벌과 달리 틈만 나면 폭식본능으로 골목상권 괴롭혀…
삼성그룹은 이미 2011년에 유통 전문업체로 매각…LG그룹의 다른 이유?

LG그룹과 구본무 회장이 새정부 들어 배짱좋게 '두 얼굴'을 가지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에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목이 터져라 대기업ㆍ재벌그룹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LG그룹의 MRO 업체인 LG 서브원(대표이사 박규석)이 이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너일가의 100% 지분 구조로 인해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음은 물론 수시로 동반성장이란 약속을 손바닥 뒤집는 듯 할 뿐 아니라 틈만 나면 재벌의 폭식본능을 감추지 못하고 골목상권을 괴롭히고 있다.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ng)는 기업체 유지ㆍ보수ㆍ운영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를 의미하며, MRO 사업은 이들 물품 구매와 관리를 대행하는 것으로 필기구와 복사용지, 프린터 토너 등 사무용품과 청소용품 등 수만 개 제품을 망라한다.

이러한 대기업과 재벌그룹 식욕(?)때문인지 너도 나도 참가했지만 지난 2011년 정부와 정치권의 강력한 동반성장 의지에 따라 MRO사업 분야에서 삼성그룹의 아이마켓코리아가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인터파크에 매각됐고, 여타 재벌그룹사의 MRO사업은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사업 자체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 LG그룹과 구본무 회장이 새정부에 들어 배짱좋게 ‘두 얼굴’을 가지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에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스1, LG그룹 홈페이지
하지만 LG그룹은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MRO사업에 진출한 이후 MRO사업 분야 1위 자리의 미련때문인지 서브원을 계속 존속시킬 뿐 아니라, 지속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은 커녕 서브원을 오히려 더 키워 왔다.

LG그룹은 동반성장을 통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보다는 오너일가의 곳간관리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들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온 것.

삼성그룹과 달라…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두 얼굴' 경영

게다가 유독 LG그룹은 MRO사업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따로 있다. 당초 LG그룹은 "서브원의 매각 등 정리 절차를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LG서브원에 대한 그룹 내 내부거래 관련 조사 결과가 '이상 없음'으로 나오자, 기존의 정리 방침을 뒤집고 '계열사 유지'로 최종 가닥을 잡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브원주식 100%를 (주)LG가 보유하고 있는 한편  LG의 주식은 구본무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48.6%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분구조로 볼 때 구 회장 일가는 해마다 수백억 원에 이르는 서브원 배당의 절반 정도를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LG는 서브원으로부터 390억 원(배당성향도 38%)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구 회장 오너일가도 200억 원에 가까운 배당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LG는 지난해뿐만 아니라 서브원으로부터 지난 2011년 400억 원(배당성향 35.73%), 2010년 325억 원(26.63%)의 배당수입을 올렸고 구 회장 일가도 그 절반 정도를 항상 배당으로 받아 배를 채웠다.

다만 이를 의식한 듯 구 회장은 지난해 4월 서브원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MRO사업과 고액 배당과 관련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서브원의 경우 다른 대기업과 달리 오너일가 지분이 대부분이어서 정리가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구 회장이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LG그룹 관계자는 "(주)LG는 서브원 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서도 배당금 등의 수입과 여타 수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배당을 하기때문에 대주주의 배당이익은 미미하다"고 말했으나 일부 증권 관계자의 의견을 빌리면 "(주)LG의 배당이익은 달라질 수 있으나, 평가이익 기준으로는 서브원으로부터 수백억 원대 이익을 가져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경제력 집중항목'과 '불공정거래 항목의 신설여부'가 논의의 초점으로 부각이 됐다.

이중 신설 내용인 공정위 통합(안) 조항에 따르면 '다른 사업자와 직접 거래가 가능한 상품ㆍ용역에 대하여 특수관계인을 매개로 하는 거래를 추가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보겠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공정거래 항목’의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부분은 개인 특수관계인 지분이 많이 분산돼 있는 LG그룹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LG그룹의 경우 서브원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이유는 MRO업계의 명실상부한 1위 업체로 그룹 차원의 지원 사격을 통해 이뤄낸 성과 때문에 LG그룹 내에서도 최고의 '알짜 회사'로 통할 정도다.

실제, 서브원은 매출액의 75% 이상을 그룹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브원은 설립 첫해인 2002년 2,54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이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결국 서브원은 2011년 4조6,0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인 2010년 매출 3조8,477억 원보다 19.6% 늘어난 규모다. 2012년은 4조3,792억 원의 매출에 순 이익만 1,136억 원이나 됐다.

▲ LG그룹의 MRO 업체인 LG 서브원이 수시로 동반성장에 위배되는 사업 확장으로 재벌의 폭식본능을 감추지 못하고 골목상권을 괴롭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LG서브원 홈페이지
LG그룹과 구본무 회장의 두 번째 '두 얼굴' …틈만 나면 돈 나오는 곳 '기웃기웃'

사실은 서브원을 MRO 전문 기업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서브원에서 MRO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빌딩 등 부동산 관리나 리조트, 골프장 사업도 주요 사업 부문 중 하나다.

이런 관계로 곤지암리조트 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정기관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곤지암리조트가 검찰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개발예정부지 대부분이 범LG가 오너들이 소유한 땅에 사업을 진행한 서브원이 수백억 원대 이상의 이득을 봤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또 하나, 검찰의 이번 재내사설은 특혜개발 의혹으로 내사를 진행했던 과거와는 달리 권력형 비리 사건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LG그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LG전자에 입사하면서 한때 '밀월설'이 나돌았다"면서 "검찰의 이번 내사는 곧 노무현 전 대통령과 LG그룹과의 관계까지 살피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 가족에 대한 비난 공세를 가하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리 의혹을 파헤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또 올해 3월 서브원이 중소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최근 창고형 공구도매업을 접은 것으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다.

서브원이 영업을 개시한 이후 창원과 마산지역 공구상들은 서브원이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집회를 개최하는 등 반발해왔기 때문이다.

서브원은 이 사업이 "향후 소매업 진출로 중소공구상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존재라고 오해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브원은 중소 공구상들의 반발 속에 시작했던 회원제 창고형 도매센터를 2년 만에 닫게 됐다.
 
하지만 당시 서브원은 회원사와 협력사에만 이 사실을 알렸을 뿐 아직 언론을 통해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편, 서브원은 지난해 말 동반성장위로부터 구매대행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적합업종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주회사인 (주)LG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서브원은 10년 만에 매출액 5조 원을 바라보는 등 급성장하면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금도 호시탐탐 새로운 돈벌이가 될 만한 골목을 기웃거리고 있다.

한편, 서브원 관련 직접적인  내용은 LG그룹에서 조차 서브원 관계자에게 연락해 보라고 했으나 수차례 통화 시도와 메모를 남겼음에도 답변은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