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배민, 퀵커머스로 활로 확대
국내 배달시장이 지난해 첫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배달앱은 물건 주문 후 30분~1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인 ‘퀵커머스’(즉시배송)로 활로를 넓히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0.6% 감소했다. 음식 서비스 온라인 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처음 이다.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2조7000억원에서 2018년 5조3000억원, 2019년 9조7000억원 등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이후 코로나19를 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한 2020년 17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한 데 이어 2021년에는 26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다.
그러다 지난해 엔데믹 전환에 이어 고물가로 인해 배달비와 외식물가 등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배달 시장은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를 보면 작년 11월 기준 배달비는 2km 미만 거리에서 쿠팡이츠 한집배달 3900원, 쿠팡이츠 세이브배달 2000원, 배달의민족 2500원, 배민1(한집배달) 3000원, 요기요 가게배달 2500원, 요기요 한집배달 3300원 등으로 집계됐다.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8월 전국 20~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1년 전보다 배달서비스 이용이 줄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배달비가 비싸져서’(83.9%)와 ‘배달 음식 가격이 비싸져서’(56.9%) 등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퀵커머스로 영역 넓히는 배달앱
배달앱은 퀵커머스로 영역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퀵커머스는 1시간 이내 빠른 배송을 표방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로, 기존 온라인 배송과 달리 주문 즉시 도심형물류센터(MFC)에서 상품이 출고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퀵커머스 시장은 과거 팬데믹 시기 유통업체들이 대거 진출한 바 있으나, 일부만 살아남은 상황에서 최근 들어 배달앱 등 추가적인 시장 진입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요기요는 지난해 1월 GS리테일과 손잡고 퀵커머스 서비스 ‘요편의점’을 론칭, 한 해 동안 26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앞서 2022년 5월 내놓은 ‘요마트’ 매출은 출시 이후 누적 5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편의점은 지난해 1월 편의점 GS25와 협업해 론칭한 서비스로, 편의점에서 장을 보면 1시간 이내 배송을 하고 있다. 요마트의 경우에는 요기요앱에서 물품을 주문하면 지역 GS더프레시를 MFC(도심물류센터)로 활용해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요기요는 그간 배달앱 점유율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으나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 점유율은 작년 1월 29%에서 올해 1월 24%로 감소한 반면, 쿠팡이츠는 이 기간 14%에서 21%로 상승했다.
이에 요기요는 구독서비스인 ‘요기패스X’ 구독료를 낮춘 데 이어 올 3분기부터는 요기패스X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마트와 요편의점 등 퀵커머스 서비스에도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배달의민족은 B마트와 배민스토어의 입점업체를 확대하며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B마트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0~2022년 280%에 달한다. 오프라인 점포 배달 서비스 배민스토어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3배가량 성장했다.
한편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서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5년 5조원대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퀵커머스 시장 규모 역시 2021년 30조원에서 2025년 94조원까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또다른 유통업체들도 퀵커머스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며 시장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컬리는 올해 퀵커머스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자체 MFC를 구축하는 방안과 CU 편의점 매장 등을 유통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