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확대·락인효과 기대...'조삼모사' 지적도
"자영업자에 부담 전가" 우려 제기돼
쿠팡이츠가 배달 플랫폼 업계 최초로 무제한 무료배달을 시작한다. 시장에 또 한 번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부담이 소상공인에게 전가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쿠팡이츠는 3월 26일부터 쿠팡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비 무료 혜택을 시행한다. 주문횟수나 주문금액, 배달거리 등에 따른 제한이 없으며 별도 할인 쿠폰도 중복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같은 혜택은 묶음배달에만 적용되며, 단건 배달 서비스인 한집배달로 주문하는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배달비를 부담해야 한다. 수도권과 광역시, 충청, 강원, 경상, 전라도 주요 지역 및 제주도 제주시 등에서 우선 시행되며, 추후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이츠의 이같은 정책은 배달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모바일인덱스의 지난달 배달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보면 배달의민족이 2193만명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각각 603만명, 573만명 등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2위인 요기요와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쿠팡이츠를 써야 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다는 것이다.
또 최근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이 낮아지면 업주들의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쿠팡이츠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락인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와우 회원은 쿠팡 로켓배송, 쿠팡플레이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 배달비 무료 혜택까지 더하면 와우 회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물가 기조 지속으로 인한 배달비 부담은 배달시장 위축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집계 이래 처음 역성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초 쿠팡이츠는 와우 회원들을 대상으로 배달비를 비롯해 전 주문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같은 혜택을 없애고 도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묶음배달에만 배달비 무료가 적용되는 만큼 소비자가 2만~3만원대로 배달을 시킨다면 기존 10% 할인을 적용한 것과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배달비 무료 혜택이 스마트요금제를 이용 중인 음식점에서만 적용된다는 점과 관련해서 자영업자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마트요금제는 중개수수료 9.8%에 외식업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쿠팡이츠가 1900~2900원 사이로 자동 최적화해 책정하는 요금제다.
현재는 업주가 스마트요금제 사용할지 말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추후에는 선택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료배달 서비스를 내놓으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식당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