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역대급 폭우로 비 피해가 속출하면서 차량 침수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23일 오전 9시까지 자동차보험 판매 손해보험사 12개사에 침수피해 등이 접수된 차량은 총 3525대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고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혹시 침수차를 일반 차량으로 속여 팔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현행법상 완전침수 차량은 폐차하도록 하고 있으나 수리 후 일반차량인 것처럼 속여 파는 사례가 해마다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침수분손 차량은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고차 구매시 소비자의 주의가 당부된다. 

 

침수차 여부, 어떻게 확인하지? 

침수차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침수차량을 무료로 조회 가능한 서비스로, 차량번호 또는 차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침수이력을 알아볼 수 있다. 

여기서 차대번호는 자동차 뼈대에 각인된 고유식별번호다. 대시패널, 운전석, 조수석 시트 밑, 엔진룸 등의 위치에 위변조가 어렵도록 타각돼 있다. 소유주 변경에 관계없이 차량 자체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번호보다 확실하다. 

카히스토리의 경우 침수차량 조회뿐 아니라 사고이력 조회도 가능하기 때문에 중고차 구매시 반드시 확인을 거칠 필요가 있다. 다만 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거나 보험처리하지 않은 차는 해당 서비스에서 걸러낼 수 없다. 국내 자차보험 가입률은 78.9%로 알려져 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 365 홈페이지에서도 정비 및 검사 이력, 침수 여부, 사고 이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사고 이력에서 장마철 시기 하체, 시트, 엔진오일 등이 집중적으로 교환됐다면 침수피해를 의심할 수 있다. 

구매자가 직접 차량을 점검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당겨 보는 것이다. 침수가 되면 차량 곳곳에 흙먼지가 쌓이는데 안전벨트 내부까지 세척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 내부에서 악취가 난다거나 곰팡이 냄새 등이 난다면 침수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에어컨까지 켜서 냄새가 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차량 구석구석 녹슨 곳이나 흙먼지가 없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특히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트렁크 바닥이나 엔진룸, 차 문 쪽 고무패킹 등에 흙먼지나 녹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만약 꼼꼼하게 확인해도 안심할 수 없다면 중고차 매매 계약시 특약을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특약 내용은 “판매업체가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추후에라도 밝혀진다면 판매업체가 배상한다” 등으로 정할 수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침수차량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판매하는 경우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침수로 전손 처리된 자동차를 폐차장에 폐차 요청하지 않은 경우 기존에는 100만~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지연기간이 10일 이내인 경우 100만원을, 11~49일 지연된 경우 11일째부터 하루 5만원씩 더한 금액을 과태료로 내야 하고, 50일 이상 경과했다면 300만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오는 31일부터 시행령 시행에 따라 10일 이내 지연되면 최소 200만원을 부과하며 하루 20만원씩 과태료가 더해진다. 50일 경과 시점에는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