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성장세 따라 중고거래 사기범죄도 증가
중고나라·당근·번개장터, AI 활용 사기 방지 시스템 구축
중고거래 시장이 활성화되며 중고 사기 범죄도 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중고거래 사기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는 가운데 AI 기술을 활용한 사기 방지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는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규모는 2020년 20조원에서 2023년 30조원으로 3년 만에 50% 성장한 데 이어 2025년에는 43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성장과 비례해 관련 범죄도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거래 사기 피해액은 1373억3000만원, 발생 건수는 7만8320건으로 집계됐다.
중고거래 사기 피해액은 2020년까지 연 900억원을 넘지 않았으나 2021년 2573억9300만원(8만4107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매년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피해 건수도 해마다 8만건에 달한다.
신고하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가 집계한 지난해 피해 신고는 31만2169건에 금액은 2597억8240만원으로 경찰 통계보다 2배 이상 크다.
AI와 함께 중고거래 사기 막는다
빅3로 꼽히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당근·번개장터 등은 AI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중고거래 사기 방지에 나서고 있다.
중고나라는 최근 카카오톡 채널 챗봇 연동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중고나라 앱·웹에서만 사기 이력 조회가 가능했지만, 카카오톡 중고나라 채널을 추가하면 사기 이력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고거래 현장을 포함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판매자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사기 범죄와 관련된 키워드가 채팅이나 게시글에 작성될 경우 AI가 자동으로 걸러내도록 했다. 정상적인 게시글을 올린 후 사기글로 변경하는 계정에 대한 검출도 가능하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피해 접수 건수는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개장터는 번개톡 대화 중 AI가 사기유형을 탐지할 경우 구매자에게 별도의 알림 메시지를 발송한다. 학습한 사기 거래 유도 패턴에 따라 사기 징후가 명확해지면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이미지 파일에 카톡 아이디 등을 넣어 전송하는 수법을 막기 위해 이미지 속 텍스트를 읽어내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도입했다. 사기 방지 시스템이 정착한 지난해부터 사기 거래 발생 건수는 전년대비 90% 이상 줄었다는 게 번개장터 측 설명이다.
당근은 게시글 등록과 동시에 AI가 수 초 이내에 자동으로 스팸, 사기, 불법 등의 요소를 체크한다. 신고·제재 가능성까지 기술적으로 예측해 게시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유해게시물은 자동으로 차단한다.
아울러 채팅에서 주소 공유나 선입금 요구 등의 대화가 나오면 자동으로 ‘경고 안내 메시지’가 발송돼 주의를 당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 1분기 전체 거래글 중 사기 신고로 제재된 게시물의 비중은 0%대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