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스킨푸드로 시작된 '위기의 화장품 로드샵'...패밀리 레스토랑 전처 밟나?
[뉴스줌인] 스킨푸드로 시작된 '위기의 화장품 로드샵'...패밀리 레스토랑 전처 밟나?
  • 임은주
  • 승인 2018.10.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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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000년대 중저가 화장품 전성시대를 이끌며 급성장하던 화장품 로드샵이 정체기를 맞이했다.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다양화된 화장품 시장 채널의 등장, 해외투자 실패 등으로 화장품 로드샵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화장품 로드샵 시장의 위기는 한때 번성했던 패밀리레스토랑이 '혼밥족' 증가,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 등에 밀려 점차 사라지는 모습과 닮아 있다.

스킨푸드, 기업회생 신청

지난 10월 8일 '1세대 화장품 로드샵'의 하나인 스킨푸드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스킨푸드는 "과도한 채무로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스킨푸드는 2004년에 시작해서 2013년까지 맛 좋은 성장의 열매를 맛보았다. 2013년에 1746억 원 매출에 영업이익도 31억 정도 되는 양호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5년 메르스가 터졌고, 2016년 사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매출 감소를 겪었다.

또 중국인에 의한 매출이 크게 늘면서 공격적으로 해외 영업을 강화했지만 이는 실패로 되돌아오며 매년 100여억원 가까운 적자가 이어졌다. 결국 돈이 돌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면서 기업 회생절차까지 신청했다.

흔들리는 화장품 로드숍들...현금 흐름 '빨간불'

(사진=뉴시스)
브루나이에 진출한 더페이스샵(사진=뉴시스)

과도한 채무에 따른 유동성 확보 문제는 스킨푸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었던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역시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샤'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등도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샤는 사모펀드에 매각되기도 했다. 미샤는 지난해 4월 사모펀드에 인수되기도 했다. 토니모리 역시 실적악화로 지난해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1683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73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64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토니모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89억원으로 전년대비 20.3%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2억에서 올 상반기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매출이 2016년 2618억원에서 2017년 2226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지난해 1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에 속한 에뛰드나 이니스프리, 더 페이스샵 같은 로드샵들은 자금력 확보가 그나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로드샵들도 실적 감소를 피하지는 못하고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로드숍들도 지난해 실적악화를 맞이했다. 국내 1위 로드숍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8.4% 감소한 322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감소했다. 에뛰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7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또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더페이스샵도 상황은 같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 451억원에서 지난해 158억원으로 감소했다.

화장품 로드숍 불황, 왜?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급성장하던 화장품 로드숍 시장이 영업부진에 빠지면서 점차 그 수가 줄어 들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기업이 어려워진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대외적인 이유로는 중국의 사드 영향을 들 수 있다. 또 화장품 로드샵들은 중국 매출에 의존하며 무리한 해외영업에 열을 올렸다.

이로 인해 국내 브랜드 개발에는 안일한 모습을 보이면서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게을렀다. 따라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지속성 등을 낮아지게 하면서 로드샵 시장을 움츠러들게 했다.

기업들이 상품별 히트를 위해 톱스타들을 기용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면서 과다 출혈을 한 것도 문제다. 또 거의 매일 시행하는듯한 할인행사 역시 마이너스에 일조하고 있다.

원브랜드숍 '지고', 멀티 화장품숍 '날개'

특히 최근 2~3년간 멀티 화장품 판매점인 올리브영 등 H&B(헬스앤뷰티) 스토어의 급성장도 로드샵의 매출 하락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올리브영은 2015년 매장을 500여개 운영하다 현재 10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랄라블라·롭스 등도 매장 수와 매출 모두 증가 추세에 있다.

원브랜드 로드숍이 오랜 부진을 겪는 반면, 멀티 화장품 판매점인 헬스앤뷰티(H&B) 스토어는 매년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국내 업계 1위 올리브영의 사업부문 매출은 2015년 7603억원, 2016년 1조 1270억원, 2017년 1조 4360억원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5년 381억원, 2016년 506억원, 지난해 68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역시 자사의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들을 여러 브랜드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편집샵 형태로 전환시키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