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만명에 달하는 국내 자영업자들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불황 등으로 폐업이 증가하며 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2018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이유있는 '낙제점'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지난 6월 23일 기획재정부는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기술보증기금 A등급,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B등급을 받은 반면 소진공은 최하등급(E) 바로 위인 D등급을 받았다.
소진공은 지난해 기재부의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2년 연속 D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기관장 재임기간 6개월 이내를 제외한 기관장들은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른다. 소진공도 대상에 속했으나 조봉환 이사장이 올 4월 1일 취임해 기관장 해임에서는 제외됐다.
소진공은 2014년 시장경영진흥원과 소상공인진흥원을 통합해 설립된 기관으로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규모만 연간 2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2년 연속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소진공은 그 설립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소진공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도덕성 논란' 등에 휩싸였다. 먼저 방만 경영 등 부적절한 예산 집행 건이 다수 적발돼 질타를 받았다.
2016년 말 일반운영비 예산소진을 위해 자산취득비 성격의 집기 6000여만원어치를 일반운영비로 구입했고,같은 성격의 지출 건을 비목을 달리하거나 기타운영비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대내외활동비를 임의로 만들어 업무추진비 성격으로 집행한 사실도 적발돼 비판을 받았다.
퇴임을 앞둔 전 이사장에게 황금열쇠를 선물하고 인사 등 핵심 보직으로 전보된 직원이 직무 관련성 선물 제공으로 중징계를 받았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팀장급 직원이 이후 승진 발령되면서 비난을 받았다.
김흥빈 소진공 전 이사장은 임기 1년을 남기고 지난해 말 해임됐다. 지난해 9월 관사 이전 요구에 반대하는 직원에 대해 규정을 위반했다며 인사 조치한 게 화근이 됐다.
또한 소진공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산 9조8552억원을 투입됐으나 폐업이 늘어나는 등 소상공인 경영 여건은 오히려 악화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윤한홍(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내수경기 침체로 천문학적인 예산만 투입한다고 해서 소상공인의 고통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기부는 소상공인 정책 집행 예산 사용 실태를 재점검하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4월 1일 제3대 이사장으로 조봉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이 임명됐다. 조 신임 이사장은 기획재정부와 중기부 등 주요 부처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정책 기획과 운영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해왔다.
조 이사장은 생활형 창업 분야의 3년 후 생존율이 40% 수준에 머물 정도로 심각하다며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영 안정 뒷받침과 소상공인 역량 강화와 자생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