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미흡']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 100년 '스크린독과점 논란은 여전'
[경영평가'미흡']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 100년 '스크린독과점 논란은 여전'
  • 임은주
  • 승인 2019.07.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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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진흥위원회 페이스북)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페이스북)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위상이 떨어지고 스크린 독과점 등의 문제가 지적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D등급)을 받았다. 또 영진위는 정부로부터 성과급까지 지급받지 못하게 됐다.

지난 6월 20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거 영진위는 미흡단계인 D등급을 받았다.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안전, 윤리경영, 일자리, 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관련 평가배점을 50% 이상 확대하고 경영혁신, 혁신성장 지원 등 혁신성 비중을 높였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공공기관들은 낮은 등급을 받았다. 또 절대평과와 상대평가 범주별로 C등급 이상이면 성과급이 지급되지만 6개 등급에서 모두 D등급 이하를 받으면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여기에 영화진흥위원회가 포함돼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

 '스크린독과점' 논란...다양성 제한VS영화산업 발전

올해는 한국 영화는 100년을 맞이했다.이젠 영화는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문화활동으로 자리잡으며 그에 대한 관심도 역시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 하지만 흥행 영화와 세계적인 기대작의 개봉엔 스크린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이란 흥행할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전체 영화관의 50%~70%에 달하는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것이다. 관객 유치로 영화 산업의 발전을 돕는다는 긍정적인 면과 독립·저예산 영화들이 설 자리를 빼앗고 관객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실제 올해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은 개봉 첫날 상영점유율 80.8%로 전국 극장을 싹쓸이했다. 또 지난 7월 2일 화요일에 변칙 개봉한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스크린독과점을 바탕으로 개봉 6일 만에 450만 관객을 넘어섰다. 스크린 수는 2128개로 주말 최대 상영점유율은 59.2% 매출액 점유율은 71.5%를 차지했다.
 
스크린독과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터져나오자 스크린 상한제(특정 영화에 배정하는 스크린 수 제한) 등이 추진되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은 지난 4월 "다양한 상업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이 될 수 있도록 스크린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어 국회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실행 "반성하고 혁신하겠다"

지난해 4월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정권의 지시를 받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실행한 것에 대해 국민과 영화인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지난 정권에서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통렬하게 반성하고 준엄하게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청와대와 국정원 등 정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원작 혹은 지원자를 결정하는 편법 심사를 자행했다. 또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의 심사 과정에도 부당 개입해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한 동성아트홀, `다이빙벨`을 상영한 다수 예술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

또 정치 성향을 근거로 한 지원 배제도 빈번히 이뤄졌다. 박찬경 감독은 2015년 예술영화 지원사업에서 야권 지지자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다. 이송희일 감독과 오멸 감독은 각각 진보성향이라는 이유 등으로 각각 청와대에서 지원 배제 지시를 받았다.

오 위원장은 공식 사과와 함께 `영진위 과거사 진상 규명 및 쇄신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통해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피해를 본 영화인에게 사과와 피해 복원 등 후속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사진=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사진=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감사팀, 고무줄 예산 집행 적발

영진위 감사팀은 지난 한해 동안 집행된 업무 전반에 대해 최근 감사를 실시해 여러 부서에서 예산집행과 계약업무가 주먹구구식으로 처리된 사실을 적발했다. 지원사업운영본부는 지난 2015~2017년 사업 선정 영화관 2개처에 대해 보조금 14억4000여만원을 제 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독립예술영화의 유통배급·개봉 관련 지원사업에는 인색하면서 국제영화제 참가에 필요한 경비 지출에는 출장비를 과도하게 지급하는 등 고무줄 집행도 확인됐다.

다양성영화 개봉 지원 18편에 대해 편당 평균 2000만원씩 3억6000만원을 정산 기간에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참가계획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절차를 무시하고 왕복 항공권을 구입했고, 칸 국제영화제 참가 직원들의 출장비는 과도하게 선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연장·변경 계약 때 심의위원회 개최를 생략하고, 공고기한도 준수하지 않는 등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환경조성센터에서는 전문계약직 직원을 재임용하면서 별도 역량평가 없이 임의로 계약을 연장해 특혜논란을 낳았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