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직장인들" 도시락 싸고, 알뜰폰 쓴다
"허리띠 졸라매는 직장인들" 도시락 싸고, 알뜰폰 쓴다
  • 정단비
  • 승인 2022.07.27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성비 찾는 소비자들 ‘도시락·유통기한 임박’ 상품 주목
편의점 쿠폰 멤버십, 대중교통비 할인 카드 등 ‘짠테크 서비스’ 인기

‘플렉스’를 유행어처럼 외치던 시대는 끝났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은 가운데 각종 생활 물가가 급등하면서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도 어려워지고 있다.

매일 쓰는 교통비, 식비에 대한 부담은 더욱 높다. 최근에는 점심값 급등 현상을 일컫는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을 정도다. 실제로 최근 인크루트에서 직장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솥도시락

밥값은 기본 휴대폰 비도 아끼는 직장인들

이렇다보니 외식업계도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상품개발과 마키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지난 6월 직장인들이 밀집한 오피스 상권의 점심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솥도시락 측은 최근 외식물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점심 한끼 가격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가성비를 내세운 도시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고물가에 대응하면서도 간편하고 빠르게 점심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솥도시락은 전체 메뉴의 70% 이상이 5천원대 이하의 메뉴로 구성돼 있다. 주요 메뉴의 60% 이상이 4천~5천원대다. 3천원대 메뉴도 전체 메뉴의 12%에 달한다.

상품별로는 한솥도시락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치킨마요’ 도시락이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진달래’, ‘돈까스도련님’, ‘동백’ 도시락이 뒤를 이었다.

이들 메뉴의 특징은 한솥도시락의 대표적인 가성비 메뉴라는 것이다. ‘치킨마요’는 3천원대의 높은 가성비로 판매량이 1억 5천만개를 자랑하는 스테디셀러다.

편의점 CU는 구독 쿠폰 멤버십 앱 ‘포켓CU’ 분석 결과 올 1~5월 구독 쿠폰 서비스 누적 사용량이 작년 동기 대비 49.3% 늘었고, 특히 물가 상승세가 시작된 5월 쿠폰 사용량은 전년 동월보다 68.9% 급등했다고 밝혔다.

‘포켓 CU’는 도시락, 샐러드, 즉석 원두 커피 등 20가지 상품을 대상으로 월 구독료(1000원~4000원)를 결제하면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요즘에는 이를 활용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과 학생들도 크게 늘어났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은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 식사류로, 해당 제품군은 한달간 20% 할인된 가격으로 10회 이용 가능하다.

CU의 마감할인세일 ‘그린세이브’도 인기다. 그린세이브는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판매가 부진한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서비스로, 60여 카테고리 내 1만여 종의 품목을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먼키는 ‘전 국민 밥값지원 이벤트’를 이달 26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맛집편집어플 ‘먼키앱’으로 주문시 2천원 할인쿠폰이 제공되며 먼키앱 가입고객이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기존 먼키앱 가입회원에게 주어지는 10% 할인과 중복해서 쓸 수 있어 할인 혜택을 더욱 크게 누릴 수 있다. 할인쿠폰은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먼키 7개 지점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며, 사용기간은 이벤트 기간과 동일하다. 이벤트 참여방법은 먼키앱을 다운받고 회원가입 후 My먼키 메뉴에서 내쿠폰함을 확인하면 된다. 할인쿠폰은 매장내 식사, 배달, 포장 주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자료=위메프

직장인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점심값 아끼기에 그치지 않고, 통신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위메프는 최근 3개월간(22년 4월 20일~7월 19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알뜰폰·자급제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가전제품처럼 구입해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하는 ‘자급제폰’ 카테고리는 254%나 증가했다. 알뜰폰 통신사의 유심칩만 구매해도 가입할 수 있는 ‘알뜰폰’ 카테고리 매출도 71% 늘었다.

‘알뜰폰+자급제폰’은 제조사에서 받을 수 있는 단말기 지원금으로 저렴하게 자급제폰을 구입한 후, 알뜰폰 유심을 꽂아 쓰는 방식이다. 업계 조사 결과, 통신사 요금제보다 알뜰폰과 자급제폰을 결합했을 때 월평균 3만원의 비용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6월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순증 가입자는 5만8566명으로 집계됐다. 과거 ‘효도폰’으로 여겨지며 중장년층이 주 타깃이었으나, 최근 치솟는 물가에 통신비 절감 방법으로 MZ세대까지 알뜰폰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었다.

이밖에 미개봉 새제품, 리퍼폰 등을 포함하는 공기계/중고폰 카테고리 역시 371%나 증가했다.

이밖에도 매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교통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물가가 오르며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알뜰교통카드’를 발급받는 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정보가 돈이다” 알뜰 구매위한 ‘짠테크 서비스’ 이용자 증가

그만큼 똑똑하고 합리적인 소비가 중요해진 요즘, 일상 속 소소한 절약을 돕는 ‘짠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갑 속 새는 돈을 한층 아낄 수 있다. 실제로 기프티콘 거래 플랫폼, 편의점 구독 쿠폰 멤버십, 대중교통비 할인 카드, 캐시백 서비스 등이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프티콘 전문 거래 플랫폼 ‘니콘내콘’은 기프티콘 상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판매까지 할 수 있다.

니콘내콘에 따르면 고물가 이슈가 본격화된 올 6월부터는 이용객이 더욱 늘었다. 니콘내콘이 6월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프티콘 상품 구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으며, 거래 건수는 약 168만 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월간 이용자수(MAU)는 18만 3000명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카테고리는 △카페 △편의점 △치킨 순으로, 실제 직장인이 즐겨 찾는 제품들의 인기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중 소포장 식재료 및 간편식, 도시락 등 저렴한 상품의 구매가 가능한 편의점 카테고리는 전월 대비 매출이 36.7%로 가장 크게 늘었다.

이밖에도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 지급하고, 카드사의 추가 할인 혜택을 포함해 대중교통비를 최대 30% 절감할 수 있는 교통카드다. 하나, 우리, 신한카드 3곳 중 원하는 카드사에서 발급받은 후 이용할 수 있다.

실제 교통비 절감 효과도 높은 편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알뜰교통카드 이용실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이용 금액은 월 평균 1만 3193원으로, 대중교통비의 22.9%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1년에 41만원 이상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직장인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여주는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당 서비스의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6만 5656명으로, 누적 가입자수는 35만 6000명에 이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