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낮고 부채 높은 MZ세대, 경제 위기에 지갑 닫는다
소득 낮고 부채 높은 MZ세대, 경제 위기에 지갑 닫는다
  • 김다솜
  • 승인 2022.11.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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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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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국내 경기를 지탱하는 힘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경제활동의 주축으로 지목되는 MZ세대가 소득이 낮고 부채가 높은 영향으로 경제 위기에 가장 먼저 지갑을 닫으며 국내 경기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최영준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행태 변화 분석: 세대별 소비행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베이비부머(BB)이전(1941~1954년생), BB(1955~1964년생), X(1965~1979년생), MZ(1980~1995년생) 등으로 세대를 구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재의 증감을 세대와 연결하고 어떤 세대의 특정 소비재 감소가 경기 수축기시 소비의 경기 동행성을 야기했는지를 분석했다. 

1970년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은 67.4%로 소비가 GDP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했다.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기 위축 정도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가계소비가 GDP의 49.4%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면서 소비가 경기 악화를 더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GDP 내 순수출 비중이 늘어난 영향도 크지만, 경기 수축기에 MZ세대와 BB이전 세대가 소비를 크게 줄여 경기진폭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와 관계 없이 BB이전 세대와 MZ세대의 소비는 여타 세대보다 규모가 작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에는 MZ세대와 BB이전 세대 순으로 소비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2009년, 2011~2013년, 2017~2019년 경기 수축기 때 MZ세대는 소비를 예측보다 실제 15~20% 가량 줄였고, BB이전 세대 역시 해당 기간 3~8% 축소했다. 이는 BB세대가 경기 수축기 때에도 10% 안팎으로 소비를 늘린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MZ세대의 경우 소득과 자산 기반의 취약과 부채 증가 등의 영향이 있었으며 BB이전 세대는 낮은 금융자산 축적과 은퇴로 인한 소득 불확실성 증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두 세대는 모두 금융 수축기에 선택 소비재를 우선적으로 줄였다. 선택소비재는 외식비, 차량유지비, 교양오락비, 통신비, 내구재 등 소비의 소득 탄력성이 큰 특성을 가진다. 

M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함에 따라 여가 및 취미 활동 등 선택재 소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에 따라 경제적 여유가 적은 MZ세대는 여가 및 취미활동 등을 위해 필수 소비를 절약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가 수축될 경우 소득탄력성이 큰 선택 소비가 소비의 주력 세대인 MZ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최 연구위원은 “MZ세대와 BB이전 세대의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소득, 자산 및 사회안전망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MZ세대의 건전한 소득, 자산 형성을 위해 적절한 금융 문해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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