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사업을 시작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홍보가 부족해 소비자가 알지 못한다면 성과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사업가에게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1인 사업가나 퇴근 후 짬을 내 일하는 N잡러에겐 시간과 인력 등의 부담이 크기 마련이다. 데일리팝이 만난 신태순 작가와 조수현 작가는 마케팅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열쇠로 ‘자동화 마케팅’을 제시했다. 두 작가들에게 자동화 마케팅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등을 물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신: 안녕하세요. 콘텐츠를 활용한 자동화 마케팅으로 광고비는 줄이고 매출은 높이는 일을 하는 신태순입니다. 육아를 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전파하면서 지금의 단계까지 오게 됐네요.
조: 안녕하세요. 현재 7년차 콘텐츠 마케터이자 자동화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조수현입니다. 콘텐츠 사업 관련 교육 커뮤니티 운영자로 있으며 캐릭터 사업체 CMO, 소규모 기업 컨설팅 등 마케팅 관련 업을 하고 있습니다.
Q. 두 분이 공동으로 집필한 책이 출간됐다고요. 어떤 책인가요?
신: <자동화 마케팅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책입니다. 해외에서는 오래 전부터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 천천히 고객을 만드는 방식의 마케팅이 트렌드인데요. 거기에 더해 콘텐츠를 인공지능(AI)으로 만들고 자동으로 발행되고 고객에게 개인화 된 콘텐츠가 자동으로 도달하게 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가 일찍부터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2016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그런 방식을 먼저 습득하고 한국에 적용시켜보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오랜 시간 쌓인 경험을 최대한 한국의 사정에 맞게, 최대한 쉬운 방식으로 자동화 마케팅을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조: 제목 그대로 ‘자동화 마케팅’을 처음 접하시거나 시도해보고 싶은 분들이 일단 무작정 따라서 시작해보실 수 있도록 만든 책이에요. 자동화 마케팅이 왜 필요한지 저희의 경험을 통해 녹여냈습니다.
Q. 자동화 마케팅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조: 쉽게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마케팅 과정을 자동화 하는 것이 자동화 마케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콘텐츠 발송, 고객 반응 체크, 상품 전달, CS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수기로 해야 하는 일들을 자동화 마케팅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메일 발송 툴을 미리 셋팅 한 상태에서 고객이 홈페이지에 들어와 자신의 DB를 남기면 자동으로 이메일이 발송되도록 한다거나, 하나의 채널에 콘텐츠가 발행되면 다른 채널에도 발행되도록 만든다거나 하는 식이죠.
신: 고객이 답변한 질문에 맞춰 개인화 된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을 메일이나 문자로 발송하고, 콘텐츠를 확인한 고객에게만 맞춤으로 추가 콘텐츠를 자동으로 보내게 만들어 두면 불필요한 시간·인력 낭비 없이 고객 니즈에 맞출 수 있어요. 구매전환이 높은 고객에게 콘텐츠가 도달되게 할 수도 있고 세일즈 제안도 할 수 있게 됩니다.
Q. 자동화 마케팅은 어떤 분들에게 필요한가요?
신: 반복적으로 많은 일을 하는 곳에 일단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1인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나 N잡러 분들이 자동화 마케팅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세요.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싶은데 인력 확보는 부담이 되시는 분들이죠.
자동화 마케팅을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키면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인건비의 10분의 1정도만 들여도 비슷한 업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광고비 의존도 저감, 효율적인 인적 관리 등을 위해 자동화 마케팅 도입에 관심을 많이 갖더라고요.
Q. 초보 사업가분들에게 마케팅의 중요성·필요성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신: 과거에는 공급이 우위인 시대였어요. 나오면 없어서 못 사는 거죠. 하지만 지금은 아시다시피 수요가 우위에 있고 공급끼리는 엄청난 경쟁을 해야 합니다. 제품의 신뢰성, 가격의 경쟁력 등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소비자에게서 ‘선택’을 받을 수 있어요.
마케팅은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쟁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오는 솔루션입니다. 자신의 상품이 공급에서 우위라고 생각하면 마케팅은 필요 없을 수도 있죠. 아무도 만들지 못하고 우리 회사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경쟁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그런 아이템은 거의 없어요. 우리 회사의 아이템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심지어 그것이 경쟁자들보다 낫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아야 매출이 발생합니다. 마케팅은 바로 이것을 해주는 거예요. 좋은 아이템이 사장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솔루션인 거죠.
조: 지난 6년간 많은 초보 사업가분들을 만나왔는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많았어요.
“좋은 상품을 만들면 고객이 자연스럽게 늘어나지 않을까?”
물론 저 역시 과거엔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요. 진정한 마케팅은 좋은 상품으로 시작되는 건 맞는 말이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알게 된 게 있다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 하더라도 고객이 모르면 끝이라는 겁니다. 하루에도 수 천, 수 만 개의 콘텐츠가 각종 SNS에 업로드 되고 너도 나도 모두 자신의 상품이 좋다고 알리는 시대예요. 고객은 굳이 나서서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상품을 찾아보려 애쓰지 않죠.
이런 상황에서 초보 사업가, 혹은 소규모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콘텐츠 기반의 자동화 마케팅이 있다고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Q. 책을 통해 콘텐츠의 중요성·필요성을 강조하셨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 기버(Giver)가 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죠. 사람들은 자신이 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업가들은 자신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죠. 이건 1차원적인 접근이라 생각해요. 고객에게 받은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 기업만이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콘텐츠입니다.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콘텐츠로 가공해 먼저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기버가 될 수 있어요. 아무것도 받지 않았을 때부터 줘야 진정한 기버입니다. 기버가 되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고요. 기버의 포지션을 하고 있어야 같은 것을 제공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더 가치있게 느낄 수 있게 되죠.
조: 두 가지 측면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첫 번째는 사업적인 측면이죠. 잘 만든 콘텐츠는 나의 일을 줄여주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도구가 돼요. 나 대신 일하는 영업사원이 되기도, 매니저가 되기도, CS 직원이 되기도 하니까요.
두 번째는 삶의 측면입니다. 일하면서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남겼던, 당시에는 보잘 것 없다고 느꼈던 짧은 일기들조차 지금에 와선 정말 귀한 자산이 되더라고요. 비슷한 관점에서 지금 만드는 콘텐츠들 역시 나중에 가선 저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 되어 줄 테고요.
Q. 두 분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신: 저는 공무원 준비를 3년 정도 하다 떨어지고 영업직에서 약 4년간 세일즈를 배웠어요. 그리고 무자본창업 교육을 하는 회사를 2013년에 설립해 30개에 달하는 회사 설립에 참여하고 대표를 양성·교육했습니다. 100개 이상의 사업 아이템의 계획서를 100페이지 이상 제작했고요.
예전에는 세일즈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CEO를 양성했지만, 세일즈를 애초에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세일즈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상품을 판매하는 데 필요한 게 콘텐츠라고 생각하고 콘텐츠 마케팅을 연구해 커뮤니티에 전파했어요. 그때 조수현 작가도 만나게 됐고요.
조: 현재도 팀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과 관련 커뮤니티가 제 첫 사업체예요. 2017년경부터 시작했는데 지금은 콘텐츠 기반으로 어느 정도 자동화 된 세일즈를 하고 있지만 당시엔 오직 오프라인 대면 세일즈로만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세일즈를 잘하지 못하는 제 입장에선 참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함께 일하던 팀원들 모두 콘텐츠 마케팅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고 그때부터는 실전에서 구르며 마케팅을 익혔어요. 도전과 실패를 수도 없이 반복했죠. 그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마케팅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Q. 현재는 어떤 삶을 살고 계시고, 그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도 말씀해 주세요.
신: 평일에도 아이들과 놀러갈 수 있고 등·하원을 매일 하며 대화를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어요. 고객 미팅은 적은 편이고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투자하는 시간 대비 가치는 높게 평가받는 편이에요.
제가 잘하는 것만 하면서도 인정받고 시간 역시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선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가정에서도 다툴 일이 적다 보니 마음의 평안을 오래 유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조: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어요.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고 원하면 일을 몰아서 하고 며칠 간은 일을 거의 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물론 이런 삶을 얼마나 지속할지, 제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고 이런저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만족도가 높습니다.
Q. 두 분 모두 여러 가지 일을 통해 수익과 역량을 키우고 계신데요. 누구나 이런 삶을 살 수 있다고 보시나요?
신: 누구나 이런 삶을 살 수는 있지만 누구나 원하는 건 아닐 것 같아요. 혹은 원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네요. 결과만 보면 매우 이상적이지만 이 상황에서 불안감이 따라오기 마련이거든요. 저나 수현작가님이 지금의 상황을 그래도 즐길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 오는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고 불안감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물론 누구나 이런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어요. 다만 이런 삶을 살고 싶다면 인내하는 자세와 함께 하려는 태도가 중요하지 않나 해요. 만약 인내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무작정 인내하라고만 했다면 금세 지쳤겠죠. 저를 지지하고 저와 함께 해주는 동료들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Q. 두 분은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요?
신: 저는 아주 오랜 시간 사람을 적극적으로 만나지 않았는데요. 이전보다 좀 더 용기를 내서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책도 계속 내고 독자분들과 오프라인에서 눈을 맞추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요. 대한민국의 어려운 현실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용기를 주는 액션들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조: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는 것을 커리어적인 목표로 삼고 있어요. 최근에 일이 좀 늘어났는데 업무 종류가 조금만 늘어도 정신이 없고 힘들어지더라고요. 인생의 목표라고 한다면 평온한 삶을 꿈꾸고 있어요. 저는 평소에 잘 쉬지 못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때가 많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여유롭게 살아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