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주년 추모제에서 광화문 광장 방면으로 행진하려던 참가자들에 최루액을 살포해 충돌을 빚었다.
지난 16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과 유가족들은 오후 9시경 광화문 일대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이동하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주최측 추산 5만명(경찰 추산 9000명)의 시민들은 이날 오후 9시15분경 추모제가 국화꽃을 들고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세월호를 인양하라', '시행령을 폐기하라', '박근혜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앞서 경찰은 120개 중대 1만여명의 경력과 경찰버스 300여대를 동원해 동아일보 사옥∼동아면세점, 세종로사거리 누각∼새문안교회, 안국동사거리, 공평사거리, 동십자사거리, 경복궁역사거리, 종로1가 등지에 차벽을 설치했다.
차벽에 막힌 추모제 참가자들은 차벽을 밀거나 들어 올려 넘어뜨리려고 시도하다가 일부가 청계천 우회로로 진입했으며 9시 50분경에는 광교와 장통교, 삼일교 등지에서 경찰에게 계란 을 던지는 등 격렬히 대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시위대가 경찰버스 위로 올라가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이를 막으려고 경찰이 버스로 올라서려다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안국동 인근에서는 경찰에 떠밀린 세월호 유가족 권나미(43·여)씨가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호송됐다. 아울러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로 길이 막힌 탓에 시내 교통이 마비돼 일부 시민이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경찰은 추모제 참가자들에게 3차례 해산명령을 내리고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한 뒤, 추모객들에게 캡사이신 최루액을 수차례 살포했다. 또한 차벽을 파손하려 하거나 경찰관에게 격렬히 저항한 집회 참가자 10명이 연행됐다.
한편 광화문 광장 분향소 주변에 있던 유가족 50여명은 오후 10시 40분경부터 광화문 누각 앞에서 밤샘농성을 시작했다. 이어 17일 오전 1시경 소강상태가 됐지만 여전히 900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의 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