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가운데 여야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문제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는 4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본회의를 열어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으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상향 조정' 명기에서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야당은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적시한 실무기구 합의문을 국회 규칙에 별첨서류로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은 이 수치가 목표치일 뿐이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맞섰다.
소득대체율이란 연금가입기간 중 평균소득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대비 연금지급액으로, 소득대체율이 50%이면 연금 가입기간 평균 소득의 절반 정도를 연금으로 받게 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안락한 노후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은 65~70%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국내 재원이 부족한 상황으로 소득대체율 인상은 '세대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여야는 이달 중순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둘러싼 갈등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국민연금 문제를 끼워 넣은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은 무성하게 번지고 있다.
국민들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여야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향후 합의안 도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7일 오전 연금개혁 특위 위원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사자인 공무원 단체조차 소득대체율 50%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국회 규칙의) 부칙으로라도 명기하지 않으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끝까지 고집한 새정치연합의 주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 대해 새누리당은 청와대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논의 과정을 지켜봤으면서 이제 와 모른 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또한 이날 긴급대책회의에서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기 위해 두 배 가까이 보험료를 올릴 필요가 없는데도 보건복지부가 이를 과장해 설명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청와대 말 한마디에 여야가 함께 했던 약속이 헌신짝처럼 내팽겨쳐졌다"며 "(청와대는) 근거없는 수치와 연금괴담을 유포하며 국민을 호도하더니 여야 합의마저 뒤집었다"고 개혁안 불발의 책임을 청와대로 돌렸다.
한편,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해 "여야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난항을 거듭하다 결국 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공무원 연금개혁을 먼저 이루고 그 다음에 국민연금은 의견 수렴과 재정 건전성 확보 후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