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와 부산 등지에서 여성 관련 범죄가 속출하며 경찰이 여성안전실태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을 시행한다고 5월 17일 밝혔다.
경찰청은 5월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한 달 동안 여성안심귀갓길과 여성안심구역 등 여성안전실태를 점검하고 범죄발생과 112신고, 주민민원 등 치안 데이터를 분석해 안심귀갓길 및 안심구역을 새로 선정하는 등 재조정할 방침이다.
최근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31살 A씨가 검거됐다. 더불어 범행 전 피해자를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지자 여성 1인가구들의 불안함 역시 더해졌다.
여성 1인가구들의 불안함은 단기간 내에 쌓인 것이 아니다. 지난 2018년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의하면 야간보행에 대해 여성의 절반에 달하는 47%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에 비해 5.2% 가량 감소한 수치이나, 여전히 여성들의 불안감은 높은 수준이다.
이에 경찰은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부터 지역별로 여성안심귀갓길과 여성안심구역을 선정하고, 매년 집중점검 기간을 정해 안전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현재 여성안심귀갓길은 총 2180곳, 여성안심구역은 총 492곳이다.
우선 경찰은 범죄발생이나 112신고 등 치안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민여론과 지역 특성 등 범죄예방진단 결과를 종합하여 귀갓길·안심구역을 신규 선정하거나 해제하는 등 재정비한다.
여성안심귀갓길은 적은 유동인구, 낮은 조도, 노상범죄, 112신고 다발 등의 요소를 고려했으며 여성안심구역은 성범죄·주거침입 등 범죄 다발, 여성 1인가구 밀집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기존 귀갓길·안심구역 중 관리 필요성이 현저히 낮아진 경우 심의를 거쳐 해제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재정비된 귀갓길·안심구역에 대해서는 환경개선과 순찰강화 등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폐쇄회로(CC) TV나 가로등 같은 방범시설이 부족하거나 환경정비가 필요한 경우 해당 지자체와 협의하여 셉테드(CPTED) 사업에 반영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특히 경찰 자체사업인 '여성 범죄예방 인프라 사업'을 통해 조명·비상벨 등 기본적인 방범시설을 설치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환경도 조성할 전망이다.
더불어 해당 귀갓길·안심구역에 대한 취약시간대·범죄발생유형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순찰을 전개하고, 지역 자율방범대 등 협력단체들과도 협업하여 집중 순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지역별 여성안심귀갓길 현황을 지도로 제작하여 관할 경찰서 누리집에 게재하고, 지자체 협의와 자체 사업 추진 시 노면표지·안내표지판 등 안내시설을 설치해 주민 이용을 유도하는 등 주민들을 대상으로 귀갓길·안심구역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인가구의 수는 60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가구 중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중 여성 1인가구의 경우에는 291만 4000가구로, 전체 1인가구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성 1인가구들의 불안함 역시 덩달아 높아졌다.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한 질문에 '불안하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은 35.4%로 남성(27.0%)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의 절반 이상은 범죄 발생(57.0%)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여성이 뽑은 '우리 사회의 가장 불안한 요인'으로는 단연 범죄 발생(26.1%)이 가장 높았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