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얼굴을 맞대고 행사 등의 대면 마케팅을 진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온라인, 혹은 모바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는 추세다.
특히 주 소비층인 MZ세대(1980~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로 전환된 만큼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MZ세대에게 인기있는 브랜드와 상상하지 못했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이종 업종간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브랜드 '라네즈'는 그간 뷰티 브랜드와는 인연이 없었던 색다른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짧아서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틱톡'과 챌린치를 기획하고 MZ세대와의 소통에 나선 것이다.
MZ세대의 경우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와 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에 익숙하다. 하지만 너무 긴 영상에는 금방 흥미를 잃는다. 이러한 MZ세대의 취향에 걸맞게 '숏폼(short-form, 15분 내외의 짧은 영상)' 트렌드도 덩달아 생겨나는 추세다. 1분 이내의 극초 단위 영상부터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까지 다양한 종류의 영상이 MZ세대의 스마트폰 내에서 재생되고 있는 것이다.
숏폼 영상은 언제 어디서나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으며, 긴 시간을 들이지 않고 영상 전체를 소비할 수 있다는 특장점을 가진다. 이 덕분에 디지털에 익숙하고 빠른 변화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틱톡(TikTok)'은 2017년 11월 한국에 공식으로 출시된 이후 숏폼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 2020년 2월 이용자 수가 2019년 12월 대비 11% 증가하며 OTT앱 순위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이와 같은 MZ세대의 트렌드에 아모레퍼시픽 역시 관심을 기울였다. MZ세대를 새로운 타겟으로 점찍은 만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제공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선보이기 위해 틱톡과의 협업을 진행하기에 나섰다.
이번 챌린지는 '갈증은 우리를 빛나게 하니까(Thirst For Life)'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스티커와 노래를 이용해 삶의 갈증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한 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참여가 완료된다.
콘텐츠를 단순히 보는 등의 소비 행위로 끝내는 것에서 벗어나 댓글을 달거나, 더 나아가 직접 참여하는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나의 놀이판을 만들어 나가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언택트 마케팅 방식을 적절히 버무린 것이다.
패션 브랜드 '휠라'는 색다른 언택트 마케팅 방식을 채택했다. 모바일 화면 속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대면하되, 차량을 활용해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드라이브스루(Drive Thru)'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색다른 브랜드와의 협업도 놓치지 않았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샌드위치 브랜드인 '서브웨이'와 협업을 진행했다.
음식과 패션 브랜드가 출시한 협업 상품은 신선하고 이색적인 방식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한정판 상품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실제로 곰표 패딩이나 참이슬 백팩 등 다양한 푸드 패션 상품이 화제가 되며 외식업계와 패션업계의 경계를 허문 콜라보레이션은 MZ세대에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SNS를 통한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 해당 트렌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휠라와 서브웨이의 협업 역시 MZ세대의 눈길을 사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번 행사로 기존 서브웨이 고객에게 휠라에 대한 홍보까지 자연스럽게 성공했다는 평가다.
휠라의 행사는 서브웨이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진행됐다. 대구 동구 써브웨이 동촌DT(드라이브스루)점에서 써브웨이 샌드위치 구매를 위해 동촌DT점을 방문한 이용객에게 휠라의 차량 1대당 티셔츠 1벌을 제공하고, 콜라보 아이템을 판매하게끔 한 것이다.
한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많은 기업은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마케팅을 경쟁력으로 판단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