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요즘 뜨는 '웹드라마',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잡았을까?
[그것이 궁금] 요즘 뜨는 '웹드라마',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잡았을까?
  • 이지원
  • 승인 2020.03.24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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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급률 1위에 달하는 대한민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퓨 리서치 센터(Pew Reaserch)'가 27개국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보급률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대한민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는 점차 빨라지며, 스마트폰으로 즐길거리 역시 많아지고 있다. 이제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동영상을 보는 것은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와 OTT 서비스 '넷플릭스'의 등장은 모바일 기기로 즐기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과학기술정통부의 '2019 인터넷이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81.2%는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 중에 있으며, 국민 10명 중 7명 꼴로는 매일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유튜브의 이용률은 단연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같은 보고서를 살펴보면 시청자들이 사용하는 OTT 서비스로는 유튜브가 47.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페이스북 9.9% ▲네이버 6.1% ▲넷플릭스 4.9% 등의 순이었다.

이로한 플랫폼의 확산은 곧 시청자들에게 미디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과 주도권을 쥐여 줬다. 플랫폼이 확장되며 업계간의 경쟁력은 커졌으며, 더욱 강력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이틴, 연플리 등 다수의 인기 웹드라마를 선보인 '플레이리스트' (사진=브이앱의 '플레이리스트' 채널에서 캡처)
에이틴, 연플리 등 다수의 인기 웹드라마를 선보인 '플레이리스트' (사진=브이앱의 '플레이리스트' 채널에서 캡처)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장되며 특히 각광받는 콘텐츠는 '숏폼 콘텐츠'다. 1분 이내의 극초 단위 영상부터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까지 다양한 종류의 영상이 생성되고 있다. 1분 내외의 영상이 올라오는 '틱톡'과 10분 내외의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가 성행하는 것 역시 이와 같은 트렌드 덕분이다.

특히 유튜브와 네이버TV, 넷플릭스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방영 중인 '웹드라마'는 10대~30대 등 MZ세대(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TV보다는 유튜브 이용이 자연스러우며, 시간이 빌 때나 이동하는 중간에 볼 수 있는 짧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하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60분 짜리의 잘 짜여진 드라마보다는 B급 감성이 가득한 10분 내외의 웹드라마를 선호한다.

웹드라마는 한 편당 20분 이내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어 모바일 기기로도 부담없이 볼 수 있다. 시청시간이 짧은 것은 물론, SNS 등으로도 쉽게 전파할 수 있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일반 드라마보다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리서치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6세~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TV보다 웹드라마를 시청한다는 응답은 10대에서 56.4%, 20대에서 55.0%를 기록했다. 30대 39.4%, 40대 21.8%, 50대 13.4%, 60대 17.6% 등 타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그렇다면 웹드라마가 MZ세대를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전자기기로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MZ세대의 경우 자아가 확립될 청소년 시기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능통하다. 또한 저렴한 비용으로 짧고 간편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낵컬쳐(Snack Culture)'를 선호하기도 한다. 스낵컬쳐를 선호하는 MZ세대의 등장으로 웹소설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도 이러한 소비 트렌드 덕분이다.

웹드라마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료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34.5%를 차지한 18~2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25세~34세(32.9%)가 자리했다. 전체 평균인 11.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대의 경우 그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메조미디어가 조사한 연령별 미디어 이용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10대와 20대는 타 연령층에 비해 동영상 1회 시청시간이 15분 내외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역시 16.3분 정도로 짧은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의 경우 동영상을 시청할 때 '10분 내외'의 동영상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5분 영상을 선호한다는 응답(11%)까지 합하면 조사에 참여한 전체 10대 응답자 중 67%가 5~10분의 숏폼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KT경제경영연구소가 2014년 8월 발표한 '웹드라마의 부상과 모바일 콘텐츠로서의 가치' 보고서에서 KT경제경영연구소 정지윤 선임연구원은 "웹드라마는 특히 최근 1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스낵컬처(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라는 소비 트렌드와 부합되는 특성을 지녔다"고 말했다.

더불어 웹드라마의 강력한 자체 콘텐츠 역시 웹드라마 확산에 도움을 줬다. 몇 년 전의 웹드라마가 인기 있는 아이돌을 주연으로 발탁하며 화제성과 조화수를 이끌어냈다면, 최근에 들어서는 웹드라마 자체가 하나의 영향력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은 것이다. 실제로 인기 웹드라마 '에이틴'은 수많은 팬들과 함께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하며 충성도 높은 구독자 파워를 여실히 드러냈다. 

다양화된 장르 역시 웹드라마의 인기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가벼운 로맨스를 다루며 10대들의 이목을 끌었다면, 최근에는 사극을 배경으로 한 것부터 직장, 학교 등을 배경으로 한 웹드라마가 쏟아지며 시청자 개개인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특히 퀄리티가 높아짐과 동시에 웹드라마가 TV 브라운관까지 등장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웹드라마를 즐기는 연령대 역시 다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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