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해 볼 시간을 갖긴 힘들다. 흐르는 대로, 닥치는 대로 과제를 처리하며 사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약 2천명의 유저들이 앱 아포피스를 향해 보낸 극찬에 가까운 리뷰를 읽으며, 많은 현대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아포피스는 ‘미리 쓰는 유서, 삶의 회고를 이끄는 챗봇 서비스’다. 행성의 충돌로 죽음을 눈앞에 뒀다는 세계관을 통해 유저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자신을 돌아보게 유도한다.
‘아포피스’는 2021년 12월 27일부터 텀블벅을 통해 후원을 시작해 한 달여 만에 100명이 넘는 후원자의 관심을 끌었으며, 지난 2022년부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정식서비스를 선보인 앱으로, 앱 스토어에서는 약 2천 1백개의 유저가 4.9의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좋은 리뷰를 보유한 앱 아포피스의 세계관과 내용이 궁금해 필자도 사용해 보게 됐다.
앱 주요 기능
앱 아포피스의 주요 기능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콘셉에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이 있다.
해당 앱은 유저가 다소 극단적인 콘셉일 수 있는 ‘죽음을 앞뒀다’는 설정에 몰입하도록 음악, 아트워크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유저가 만나게 될 낯선 이 ‘아포니머스’가 지금까지 기록했던 일기 등까지 디테일하게 구성해 몰입도도 높였다. 유저는 게임처럼 앱이 이끄는 대로 서사를 따라가 자신에 대한 회고까지 할 수 있는 셈이다.
둘째, 익명의 누군가와 대화하는 채팅 방식으로 진행되어 빠르고 직관적인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을 파악하게 한다.
익명의 누군가인 ‘아포니머스’와의 대화하는 채팅 방식으로 인해 혼자 기록하는 것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유도했다.
질문은 "당신을 설명하는 형용사 3개를 골라보아라", "당신은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등으로 다양했다.
AI와 대화하는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문체 덕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몰입에도 도움이 됐다.
셋째, 7일간의 문답이 남아 앱을 사용한 과정 자체가 기록이 된다.
앱 아포피스는 기록을 모아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일주일 동안 진행한 기록을 찬찬히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뱉은 답이 모여 후에도 깊이 있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느낀 기능이다.
사용 총평
해당 앱은 아트워크, 백그라운드 뮤직, 문답법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다소 극단적으로 죽음을 앞뒀다는 설정에도 몰입할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새로운 공간을 여행하는 것 같은 체험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게임을 잘 하지 않는 편임에도 앱의 게임 같은 서사를 따라 질문에 답변을 하니 그간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들이 정리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앱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무래도 혼자 질문에 답변해 나가는 것보다 답변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진다는 점은 약간 아쉬웠다. 물론 길게 답한다고 대화가 종료된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대화 속에서 질의응답 하는 형식이다 보니 왠지 빠르게 답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보다 찬찬히, 여유 있게 스스로를 훑고 싶은 유저라면 이 앱은 속도가 다소 빠를 수 있다.
상상해 본 적 없는 죽음을 마주하게 하여 진솔하게 스스로 이해하도록 하는 앱, 아포피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