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족에게 무엇보다 필수적인 것은 혼라이프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 능력이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면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더욱 일상적으로 됐다. 이런 시대 변화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8월 마지막 주 KBS1 휴먼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서 방영됐다. 땀 흘린 만큼 대가를 받는 일을 하는 고물 줍는 여자, 변유미 씨의 이야기 '꽃보다 고물' 편이다.
일한 만큼 버는 순순한 일, 고물업
인간극장 꽃보다 고물편에서는 35세 젊은 나이에 고물 장수를 하는 변유미씨가 등장했다. 파주 고물상의 최연소 여자 고물 장수인 그녀는 인생의 시험들을 혹독히 겪고서 고물을 선택했다. 스무 살 무렵, 동대문 옷 도매상으로 성공했으나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며 사기를 당하고 빚더미에 올랐고 필라테스 강사가 됐으나 젊은 강사를 선호하는 업계 분위기에 일자리가 여의치 않았다.
이렇게 개인이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그에 맞는 대가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에 그녀는 상처받았다가 나이와 자격요건 없이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이면 그만큼 대가를 받는 고물에 꽂혔다. 그녀는 "고물 장사는 순수하게 어떠한 제약 없이도 일할 수 있고, 일한 만큼 돈을 버는 일"이라며 "열심히 하고 부지런하고 책임감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기본을 지키는 일자리의 필요성과
일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돌아보게 하는
지금 우리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며, 인간의 평균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퇴직 후의 일자리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 거기에 코로나19로 대면 일자리도 감소하거나 그 모양새를 바꿨다.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면서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등가교환 해주는 기본적인 일자리 보장이 더욱 중요해졌다.
변유미 씨의 고물업은 나이, 성별, 외모 등에 구애 없이 일할 수 있는 업종이다. 내가 움직여 더 일한 만큼 돈도 더 벌 수 있다. 타인에게 피해도 주지 않는 일자리다. 하지만 변유미 씨를 보며 젊은 여성이 고물업을 한다고 놀라는 모습이 많이 보여졌다. 일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선사한다.
환경미화원, 청소업, 경비원 등의 여러 직업에서 일자리에 대한 어려움보다 편견으로 힘든 직업들이 아직 많다. 기본을 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절실해진 만큼 우리도 모든 직업을 섣불리 판단하는 시선을 거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